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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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세컨더리 보이콧’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로 추진”

“중국 반대로 안보리결의 포함못해”
아시아 순방 케리, 27∼28일 방중
북한문제 놓고 중과 담판 예정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독자적 제재 조치로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당초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중국의 반대가 심해 이같이 선회했다는 것이다.

WSJ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제재 조치를 포함한 광범위한 일련의 독자적인 대응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제3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중국에 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첫 번째 순방국인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통싱 탐마봉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비엔티안=AP연합뉴스
국무부 한 당국자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은 어떤 형식으로든 중국을 거쳐야 국제사회와 교역할 수 있다”며 중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미국 하원에서 지난 12일 압도적으로 통과된 대북 제재 법안에는 미국이 제3국의 개인과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미국 행정부에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아시아 순방길에 나섰다. 이날 라오스에 도착한 케리 장관은 오는 27, 2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 측과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케리 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케리 장관이 그 무엇보다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케리 장관이 중국 측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는 별개로 미국도 북한에 독자적인 제재를 단행할 것임을 중국 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이 당국자가 말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직후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분명히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고 잘라 말했다.

케리 장관은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외교부장 등과 연쇄 접촉한다. 미국은 중국에 대북 원유 수출 중단과 북한산 무연탄 수입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2005년 6자회담에서 도출된 (9·19)공동성명을 기반으로 한 6자회담 틀에서의 협상이며, 그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전 기간에 우리가 한결같이 추구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가 마음을 바꾸고 핵무장을 한 북한을 용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중국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