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예산 심의권을 가진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인 야당이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개월치 편성안을 논의하며, 그 결과에 따라 임시방편이나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날 의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본회의 처리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더민주)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일단 보육대란은 피해보자는 생각에서 유치원 2개월치 예산 편성안을 제안했다"며 "의원들 각자의 생각이 달라 의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의총에서 유치원 2개월치 예산 편성안이 통과되면 27일, 늦어도 29일 예결위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유치원 예산안은 전액 편성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서울시의회가 이처럼 전향적 변화를 보이자 보육대란의 직격탄을 맞아 대거 반발했던 서울 사립 유치원들도 의회와 교육청의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주축이 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부는 그동안 집회와 의회·교육청 항의방문 등을 잇달아 연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누리예산 미편성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유치원총연합회 이명희 서울지회장은 "서울시의회가 유치원 2개월치 예산 편성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오늘 집회를 일단 취소하고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치원총연합회는 서울시의회 의총 및 본회의 결과에 따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면담해 향후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일단 이날 의총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보육대란이 현실화해 당장 사립 유치원 교사들의 인건비 지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교사 처우 개선비 두달치(102만원)를 27일에 조기 집행하겠다는 임시방편안을 24일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이순이 유아교육과장은 "처우 개선비 조기 지급안은 의회에서 유치원 예산 편성이 안됐을 때를 대비해 마련했던 안"이라며 "의총에서 2개월 예산을 편성하는 쪽으로 결정되면 처우 개선비 지급의 필요성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일단 결과를 지켜본 뒤 가능한 한 이달 중으로 교사 인건비 지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