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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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실감 나게… ‘신앙의 진리’ 펼치다

에세이 ‘통일교를 선택한 사람들’ 쓴 마틴 메이어
“맥도널드 햄버거는 품질로 보면 그저그런 평범한 빵인데, 탁월한 마케팅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기쁨을 주며 막대한 부도 창출했지요. 통일교의 교리는 상품가치로 볼 때 심오한 사상을 가진 최고의 상품인데 마케팅이 부족해 가치창출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해요. 고화질 컬러TV를 보는 것처럼 통일교를 실감나게 전달할 수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근 종교에세이 ‘통일교를 선택한 사람들’(글로세움·사진)을 펴낸 작가 마틴 메이어(58)의 말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마틴 작가를 그가 교편을 잡고 있는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소재 청심국제중고등학교 교정에서 만났다. 그는 이 책을 포함해 여러 권의 한국 관련 저서를 집필한 배경과 통일교 입교 경위, 종교관 등을 털어놓았다.

“2002년 청심국제중고등학교 설립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에 왔었죠. 때마침 월드컵 기간이어서 한국이 4강에 오르는 경기까지 즐겁게 관전하던 중 어떤 영감에 의해 히딩크 감독의 평전을 쓴 것이 한국 관련 저술의 첫 인연이 됐어요.”

당시 마틴 선생은 44세의 늦깎이 등단이었으나 ‘히딩크 평전’으로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한국의 문화와 교육 등 주제로 8권의 저서를 집필해 9개 국어로 출간했다. ‘마틴씨, 한국이 그렇게도 좋아요?’와 ‘한국인의 교육코드’는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9번째 저서인 ‘통일교를 선택한…’은 하버드와 케임브리지대 학생들, 일등 항해사, 전직 가톨릭 대주교, 세계적인 과학자, 국가수반 등 이 시대 많은 지성인들과 최고 석학들이 왜 통일교를 받아들였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지은이는 여기에 동서양 사상을 섭렵했던 자신의 지성을 무기로 통일교가 가진 다양성과 장점, 효율성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과거 교회 선배들이 ‘서툴게’ 알린 통일교가 아닌,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우수한 상품을 만든 것이다.

“2011년에 구상했는데, 4년이 넘는 긴 산고의 시간이 걸렸어요.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보다 몇 배나 더 힘들었지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생각해 출판사에 가져갔더니 더 깊은 것을 요구하며 다시 써오라고 해 시간이 마냥 지체됐어요.” 

마틴 메이어 교사는 “전 세계 많은 나라의 양심적인 사람들이 신중하고 사려 깊게 선택한 종교가 통일교”라며 “이 사실을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차근차근 들려주고 싶었다”고 저술 경위를 털어놓았다.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그 제의가 이유 있다고 받아들여 처음부터 다시 썼다. 영어로 쓰인 이 책의 번역을 맡았던 동료교사 문인성씨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1년 동안 중단하며 도움을 줬다. 마틴은 책을 쓰며 기도도 많이 하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대학중퇴와 창업 등 자신의 많은 인생의 점들이 이어져 애플의 신화가 창조됐다고 했는데, 저 역시 다양한 인생의 경험들이 이어져 이 책이 나오게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은 직설화법을 많이 사용했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여졌다. 기존의 종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주제인 ‘하나님의 고통’을 언급했고, ‘예수의 결혼’을 한 챕터로 다뤄 기독교인들이 보면 깜짝 놀랄 수 있다. 문 총재가 서양에 처음 전했던 ‘절대성(絶對性)’의 경우 소화가 쉽지 않은 혁명적 주제다. 이 때문에 지은이는 책을 더욱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딱딱하지 않게 흥미 있는 예화를 많이 가미하고 적절한 삽화까지 배치했다.

“모든 종교는 같이 하나님편에 서 있습니다. 서로 교리문제로 다툴 일이 아니라 누가 하나님의 뜻에 맞게 이웃을 더 사랑하고 봉사하는가 하는 경쟁만 있을 뿐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한 문 총재님은 진정한 봉사자입니다.”

마틴은 대학시절 니체와 카뮈에 심취했던 무신론자였다. 진리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고자 세계를 주유하던 중 미국 뉴욕에서 통일교 원리강론을 접하고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2세에 입교한 그는 교회에서 미국인 배우자를 만나 슬하에 3남1녀를 두었다. 그는 뉴욕주립대를 나와 뉴욕 통일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14년 전 한국에 들어와 교육자로서 헌신하고 있다. 영어와 독일어, 러시아어는 능통하고, 한국어와 프랑스어도 기본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젊은 시절 여러 종교를 섭렵한 것이 학교에서 세계종교와 철학을 가르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은 관계입니다. 통일교에서는 참사랑으로 하나 될 때 강력한 관계가 구축된다고 가르치지요. 문 총재님이 몸소 보여준 기도와 훈독회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정을 바로세우는 원동력이 됩니다.”

마틴 선생은 지금도 새벽 4시면 일어나 묵상으로 하루를 열고 6시면 온 가족이 모여 삶의 열쇠와 같은 문 총재의 어록을 훈독한다. 그러한 훈련은 자녀들이 올곧게 자라는 자양분이 됐다. 문 총재의 성화 이후에도 그의 신앙은 요지부동이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물러서거나 흔들림 없이 끝까지 문 총재와 함께했던 한학자 총재야말로 문 총재의 최고 수제자라고 말하는 마틴에게 한 총재는 굳건한 신앙의 사표가 되고 있다. “이 책 속에 모두가 함께 열어야 할 세상이 있다”고 말하는 마틴 교사의 파란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가평=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