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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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한계 넘는다"… 우리는 최정예 SSU

해군 해난구조대 1월 혹한기훈련
“잠수 10m 통과~ 다이버 오케이? 해저 도착~ 다이버 OK!”

잠수감독관 서재현(37) 상사의 지시에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의 복명복창이 한겨울 바닷바람을 가른다. 경남 창원시 해군 진해군항 앞바다의 잠수지원정에서 심해잠수훈련이 한창이다. 잠수헬멧과 실린더(호흡공기통) 등 40kg 무게의 잠수장비를 착용한 대원들이 15m 깊이의 바다에 잠수해 훈련을 하고 있다. 방수지퍼를 사용해 물이 들어오지 않게 만든 건식 잠수복을 입더라도 수온이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바다는 강철 체력의 대원들도 쉽지 않은 대상이다. 

스킨스쿠버 훈련 중인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이 잠수에 앞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1950년 9월 1일 6·25전쟁 중에 탄생한 SSU는 해양 재난 구조작전은 물론 항만 및 수로의 장애물 제거, 상륙작전 시 전투지역 구조 등을 담당하는 특수부대다. 
수중전투훈련장에서 대원들이 스킨스쿠버 입수 교육을 받고 있다. 베테랑 잠수자이지만 평소 실내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수중전투훈련장에서 스킨스쿠버 교육에 열중하고 있는 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혹한기 스킨스쿠버 훈련을 앞둔 장형진 해난구조대장(맨왼쪽)과 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SU의 혹한기 내한 훈련은 1년 중 수온이 가장 낮은 1월에 실시된다. “최악의 조건에서 훈련해야 최고의 구조작전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대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잠수훈련을 마친 장형진(47·해군중령) 해난구조대장이 말한다. 

경남 창원시 해군 진해군항 앞바다 훈련장에서 고무보트를 탄 대원들이 스킨스쿠버 훈련을 하고 있다. 영하의 날씨지만 훈련 열기가 뜨겁다.
잠수지원정에서 보트로 옮겨 탄 대원들이 온 몸으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킨스쿠버 훈련장으로 이동한다. 진해 바닷속은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탁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입대 전 다이빙을 취미로 했던 이동준(22) 병장은 잠수할 때마다 늘 기대된다며 미소를 지어 보이지만 잠수가 시작되자 이내 결연한 모습으로 바뀐다. 

스킨스쿠버 훈련을 앞둔 대원들이 잠수지원정에서 난방구를 통해 나오는 따뜻한 바람에 차가워진 손을 덥히고 있다.
SSU 대원은 선발부터 까다롭다. 지난해 6월부터 실시된 26주간의 해난구조 부사관 초급과정에 40명의 교육생이 도전해 27명만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심해잠수 대원이 착용할 잠수헬멧과 실린더(호흡공기통)를 동료 대원이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헬멧 무게만 20kg으로, 총 40여kg 무게의 장비를 착용하기 위해선 동료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잠수대원 보조사들이 심해잠수중인 잠수대원의 생명줄을 잡아주며 잠수감독관의 지시를 복명복창한다. 이들은 갑판 위에서 잠수대원이 나올 때까지 같이 잠수하는 심정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해저 15m 심해잠수를 마친 한 대원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잠수 성공을 알리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닷속 깊은 곳에서 묵묵하게 임무를 완수한다는 매력 때문에 지원해 SSU 대원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군인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전역 후 사회생활에서도 SSU에서의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잠수대원이 심해잠수를 하게 되면 잠수지원정도 분주해진다. 기체조절사가 잠수조정기 기판을 보며 잠수대원에게 공급하는 기체와 잠수 수심을 확인하고 있다. 문제 발생 시 잠수대원에게 즉시 연락해 조치를 취한다.
무거운 산소통을 메고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김성규(27) 병장의 흐릿한 물안경 속 눈매가 매서워 보인다.

진해=사진·글 이제원 기자 jw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