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역시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청와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적전 분열의 모습을 보일 경우 어느 쪽에도 이득될 게 없다는 암묵적 동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新)박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인 유기준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은 반대 또는 기권했다"면서 "전부 찬성했다는 김 대표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김 대표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잘못된 발언을 했다는 의미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때는 이미 총선도 끝나서 누구의 눈치를 볼 상황도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그 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대통령 선거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찬성하라고 강권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말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불쾌한 모습은 역력했지만 "김 대표와 청와대간 싸움을 붙이는 것을 거들 수는 없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도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사람이 한 말에 대답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비박계는 일제히 진화를 시도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민식 의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발언 취지는 국회 선진화법을 통과시키지 않았어야 했는데 통과시켰고, 그래서 식물 국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었다"면서 "그 발언이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당직자도 "김 대표가 평소에 한 번도 그런 얘기를 한적도 없는데 말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친박 진영에서도 정치적으로 싸움을 걸기 위한 계산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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