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부에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파견법 등 핵심법안 처리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인데 김 대표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흘러나왔지만, 공개 비판이나 반박은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전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 18대 국회 선진화법 통과 당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러한 (권력자의 뜻에 따라가는)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이 잡힌 국회의원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내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맥락상 '권력자'가 당시 당 비대위원장인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친박계에선 "부적절하다"는 비판론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언급했다.
여기에는 김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했지만 "참고 넘기겠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견법 등 핵심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당청간 갈등 요소를 만드는 것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 대표가 '권력자' 발언을 자신이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상향식 공천'과 연계시켜 설명한 점은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김 대표 발언 이후 당내에선 당시 비대위원장인 박 대통령을 '공천권을 쥔 권력자'로 묘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2012년 5월은 19대 총선 종료 이후이지만 18대 국회가 처리했다"며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은 사실을 왜곡했기에 더욱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국회선진화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을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127명인데 이중 55명이 바로 전달에 치러진 총선에서 낙마한 상태였다"며 "비대위원장인 박 대통령 눈치를 봤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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