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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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있는 신차 교환·환불 가능해진다

신차 하자 반복 땐 소비자 보호
한국형 ‘레몬법’ 도입 법제화
시간단위 ‘카세어링’도 활성화
자율주행차 등 7대 신사업 선정
수도권부터 정밀도로 지도 구축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레몬법’처럼 결함이 있는 신차를 교환·환불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또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 타는 ‘카세어링’이 활성화되는 등 교통 소비자의 권익과 생활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된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용자 중심의 다양한 교통·물류서비스 제공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국형 레몬법 추진이다. 국토부는 신차 구매 후 일정기간 내에 동일한 하자가 반복될 경우 교환·환불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소비자보호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하반기 중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결함 신차의 교환·환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우리나라엔 그동안 소비자를 보호할 마땅한 제도가 없었다. 새로 마련된 기준과 개정안은 미국의 레몬법을 참고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각 주별로 1975년부터 레몬법이라 불리는 소비자보호법을 시행 중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신차 구매 뒤 4회 이상 수리를 받았거나 사용불가 일수가 총 30일 이상, 또는 사망 혹은 심각한 인체 상해 관련 2회 이상 수리를 받은 차 가운데 구매 뒤 18개월 이내, 주행거리 1만8000마일 안에 있으면 교환이 가능하다. 뉴욕주나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년까지도 그 대상이 된다.

국토교통부 김경환 제1차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 주요 내용을 사전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자율주행차와 무인항공기(드론), 해수담수화 설비 등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7대 신사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오차범위 ±0.25m 수준의 정밀도로지도를 수도권 국도 133㎞ 구간에 먼저 구축한 뒤 다른 고속도로 및 4차로 이상 국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드론을 띄우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전선·전주 등 장애물 정보를 표현한 3차원 정밀지도도 시범구축된다.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바닷가 근처의 산업단지에 중대형급으로 설치한 뒤 해외 수출길을 적극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국토부는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에 카세어링 도입을 추진하며, 공영주차장 등에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나날이 이용객이 느는 인천공항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출국장 개장시간을 오전 6시로 30분 앞당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에는 국민생활의 편의와 안전을 향상시키고, 입지규제 개선 및 7대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