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건설·정유 '따끈' IT·차 '꽁꽁'

올해 산업기상도 뚜렷하게 엇갈려
중국발 한파·유가하락이 최대변수
유화, 중국·미국에 가격경쟁력 우위
“스마트폰 성장률 한자리수로 추락”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경제 둔화, 유가하락이라는 ‘삼각파도’가 올해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킬 태세다.

이 가운데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요인으로는 교역비중이 큰 중국의 ‘경제둔화’와 산업의존도가 높은 유가의 ‘하락’이다. 이로 인해 올해 건설, 정유·유화 업종에는 ‘봄볕’이 들겠지만 전자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 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는 중국발 한파주의보가 닥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6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나쁨, ‘눈’은 매우 나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던 건설업종은 그 호조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올해 건설수주 전망치는 123조원으로 지난해와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반기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심사 강화, 대량공급된 아파트 분양물량 등 부정적인 요인도 있다.

정유·유화 업종 역시 구름이 조금 낀 날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저유가세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천연·셰일가스나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미국, 중국보다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중국의 ‘굴기’가 진행되면서 국내 업체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는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전자·IT업종이 대표적인 ‘흐림’ 업종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성장률은 5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7.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공격적인 생산과 투자로 디스플레이는 1년 새 평균가격이 30 떨어졌고 TV는 수출 시장에서 평균 40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한중 간 ‘제살깎아먹기’ 경쟁이 지속하는 철강도 여전히 ‘흐림’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작년보다 29 싼 가격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점유율이 40에 이른다. 그나마 건설경기 호조에 따른 철근 수요 증가세, 올해부터 공공건설에 시행되는 ‘자국산 우선 구매제도’가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 역시 저조한 흐름이 예상된다. 작년 개별소비세 인하로 사상최대치(180만대)를 기록했던 내수판매는 올해 3.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토막 났던 러시아(-64.8), 브라질(-56.4), 중국(-47.6) 등 신흥국 수출도 통화 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기계업종, 석유·의류 업종의 예보도 ‘흐림’이다. 중국 경기 둔화에 엔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