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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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글로벌 R&D선도 한국기업 줄었다

[추락하는 국가 혁신역량] 상위 1000대 기업 2012년 25개서 3년새 22개로 / 기업도 혁신역량 저하… 중국 기업은 배 이상 증가
글로벌 혁신을 선도하는 세계 연구개발(R&D) 상위 1000대 기업에 포함되는 한국 기업 숫자가 최근 3년간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유럽연합(EU) 핵심기구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유럽 경제 발전을 위해 매년 전 세계 주요 기업 R&D 투자 현황을 파악해 발표하는 ‘EU R&D 스코어보드’에서 확인됐다. 27일 세계일보가 최근 3년간의 이 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계 R&D 상위 1000위에 속하는 국내 기업은 2012년 25곳에서 2013년 24곳, 2014년 22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조사는 EU와 EU 이외 지역 기업활동을 총망라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R&D 실태 분석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혁신 역량 저하가 기업 부문에서도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조사결과에서 일본도 2012년 190곳에서 2014년 159곳으로 1000대 기업 수가 대폭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R&D 상위권에 속한 미국과 중국 기업은 늘었다. 미국은 2012년 325곳, 2013년 326곳, 2014년 335곳으로, 중국은 각각 39곳, 46곳, 80곳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본지가 전날 보도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글로벌혁신역량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해당 조사에선 혁신역량의 미·중 상승, 한·일 하강 기류가 뚜렷이 나타났다. R&D 투자액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글로벌 R&D 상위 기업은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이 2.9% 늘어나는 동안 R&D 투자액을 6.1% 늘려왔다. 우리 기업들 역시 R&D 투자 총액이 적지 않게 증가했지만 이는 삼성·현대차·LG 그룹에 의존한 것이어서 이를 제하면 제자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액은 2012년 163억4800만유로(21조3688억원), 2013년 181억5200만유로(23조7268억원), 2014년 218억3100만유로(28조5370억원)로 늘어났지만 3대 그룹을 제하면 각각 40억∼50억유로(6조∼7조원)대로 쪼그라든다.

박성준·이우중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