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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응팔’ 혜리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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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대적 배경은 옛 향수를 자극하며 복고 열풍을 낳았고 출연 배우들은 일제히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 16일 드라마 종영 후 출연진들은 스태프와 함께 푸켓으로 자축 여행을 떠났고 극중 주인공 ‘덕선’역을 맡은 걸스데이의 혜리(22)는 홍콩 스케줄 등을 소화하느라 먼저 귀국했다.

지난 26일 서울 성수동 아띠호텔에서 혜리를 만나 ‘응팔’ 종영 소감을 들어봤다.
   
“이번에 너무 큰사랑을 받아서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3일간 진행되는 강행군에도 혜리는 지친 기색 없이 기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응팔’ 끝나고 연기력을 많이 인정받았는데 달라진 게 있느냐는 첫 질문에 혜리는 “아무래도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혜리는 “처음에 오디션을 보자고 제작진이 먼저 제의한 걸로 알고 있다. 한두 차례 오디션 보고 나서 ‘덕선’역할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디션에 대해서도 “1년이 다 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에 대해 많은 걸 물어봤다. 제가 방송에 짜인 모습인지 아니면 실제 혜리의 모습인지를 많이 구분하고 싶어했다. 미팅을 진행한 다음 그게 진짜였구나 하시면서 극중‘덕선’이와 싱크로율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혜리는 “돌이켜 봤을 때 제작진이 ‘그게 진짜였구나’하는 부분들은 어떤 건가”되물으니 “제가 사실은 큰 기대 없이 오디션을 보러 갔다. 워낙 많은 사람한테 이목이 집중되는 작품이고 그중에서도 여주인공이 많은 게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설마 되겠어 하는 편한 마음으로 갔던 거 같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원래 조용해요’라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솔직하고 편하게 말했던 게 덕선이와의 싱크로율이 높았던 거 같아요. 어떤 부분인지는 사실 캐치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제 표정이나 말투나 생각이 비슷하다고 느끼신 거 같았어요.”

그는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덕선이와 혜리는 정말 다른 인물이고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비슷한 면이 많다고는 저는 제 자신을 그렇게 본적이 별로 없었다. 근데 이게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비슷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덕선이가 좀 어리버리하고, 덤벙거리고, 눈치도 많이 보고,  멍청한 듯한 모습인데 저에게도 그런 게 있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어요. 저는 똑똑하게 살아왔다고 반박하기도 했어요.”

혜리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방송을 다시 보라고 하시기에 다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봤더니 놀랍게도 안 보이던 게 보였다”며 “네가 몰랐던 모습을 좀 끄집어내 보자 라는 말씀에 덕선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려고 정말 노력 많이 했다”고 밝혔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열심히 준비했어요. 드라마 들어가지 전부터 감독님과 일주일에 두세 번씩은 꼭 만나서 리딩이랑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1회부터 4회까지는 거의 어떤 씬이 나오더라도 대사를 지금도 다 외우고 있는 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이거로 논란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 컸고 덕선이가 되고자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덕선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며 “표현에 있어서 감독님이 옆에서 많이 잡아주셨다”고 설명했다.

“워낙 입체적이고 주변 인물이 많아서 어려웠어요. 중후반 가서는 섬세한 연기도 필요했고 감정연기가 매우 많았어요. 눈물연기도 초반부터 많았어요. 그런 것들을 공감 잘하게 할 수 있을까, 설득력 있을까 고민 많이 한 거 같아요.”

혜리는 초반 80년대 캐릭터에 대해 “딱히 망가졌다고 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사실 재미있었다. 덕선이라는 아이 자체가 귀엽고 해맑고 사랑스런 아이다 보니까 그런 엉뚱한 행동들까지도 귀여웠다. 사실 방송 나가기 전에는 괜찮을까라고 생각은 해봤는데 워낙 찍어주시는 분이나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 잘해주시니까 믿고 갔다”고 말했다.

 

“사실 예쁜 여배우가 많고 다 예쁘잖아요. 덕선이는 너무 사랑스러운 거예요. 그 사랑스런 모습을 어떡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이 친구가 너무 착하기도 한데 되게 공부도 안 하고 학교에 가면 날라리까지는 아닌데 또 바른 친구만은 아니에요. 그런 모습까지도 어떻게 하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귀엽게 보이고 예쁘게 보일까 고민했던 거죠.”

혜리는 “감독님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별로 없었다”면서 “대신 디렉을 섬세하고 꼼꼼하게 해 주셨고 두루뭉술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모션까지 취해가면서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시는 게 편했다”고 피력했다.

혜리는 덕선이가 누구랑 결혼할 지와 결말에 대해서는 “대본 나와서 알았다. 보통 드라마들에 비해 빨리 나왔다. 분량이 많아서 그걸 찍는 분들이나 연기자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고 소회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얘가 남편이야’ 할 때 안게 아니고 제가 덕선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택이랑 결혼하는 걸 알았어요.”

개인적으로 택이와 정환이 중에 누가 더 좋은지 물었더니 “둘 다 섞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정환이는 표현을 잘 못해요. 어떻게 보면 까칠하고 그러면서 시청자분들이 멋있는 거 보시는 거는 덕선이가 못 보는 모습이잖아요. 그런 모습을 혜리는 봤으면 좋겠고 택이는 다정하고 잘 챙기잖아요. 택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하니까 답답한 모습이 있어요. 그래서 둘이 섞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혜리는 “80년대를 살아보지 못해 그 당시 사람으로 가깝게 보이려고 노력했다”면서 “모습 자체를 촌스럽게 보이려고 머리도 자르고 메이크업도 안 하고 의상도 그렇게 입었던 거였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활동에 대해서도 “좋은 곡 있으면 걸스데이로 나오고, 좋은 작품 있으면 드라마나 영화로 인사드리겠다”며 “딱히 기일을 정해놓고 조급하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극중 OST 중에서는 같은 멤버인 소진 언니가 부른 ‘매일 그대와’와 ‘소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사진= 김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