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36)이 해외진출과 관련해 “데뷔 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27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YG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기고 해외활동에 대한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갔음을 피력했다.
모델로 연예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14년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며 이제는 영화계에서 ‘강동원’이란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여겨질 정도로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다. 소처럼 부지런히 일하며 다작활동 중이란 의미에서 ‘소동원’이란 별명까지 생긴 그다.
하지만 그런 강동원에게 아직 남은 과제가 있었으니, 바로 ‘해외활동’이다. 이날 그는 해외활동을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데뷔할 때부터 그런(해외활동)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럴 때마다 ‘해외활동 하고 싶다. 다만 제가 할리우드에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대답해왔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외국어 공부도 꾸준히 해왔고요. 십여 년 하다 보니 영어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고, 일본어도 보통 정도는 해요. 다만 중국어는 공부하다가 말아서 그냥 그런 수준이고요.(웃음)”
그렇게 해외활동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유독 국내에서만 활동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에 강동원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주로 해와서”라고 말했다. 한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화를 통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게 사실. 반면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가 해외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현지에서 한류스타가 된 배우들은 많다.
“앞으로 해외에도 눈을 돌려 적극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그는 “요즘 드라마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드라마 출연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변한 이유에 대해 묻자, “한국영화를 알리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첫 번째로 돌아왔다.
“제가 나서서 한국영화계의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어요. 적은 제작비로 어떻게든 외국영화 못지않은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스태프들이 정말 많거든요. 먼지가 뚝뚝 떨어지는 촬영장에서 36시간씩 근무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 저 같은 배우들이 나서서 한국영화를 알리고 환경을 개선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강동원의 영입을 발표하며 그의 전방위적인 활동 지원을 위해 ‘전담팀’까지 꾸렸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그냥, 뭐 전담 매니저가 생겼다는 뜻 아닐까”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소동원, 아니 강동원은 지난해 11월 ‘검은 사제들’을 선보인지 몇 달 되지 않아 오는 2월3일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을 선보인다. 충무로 흥행메이커 황정민 배우와 첫 호흡을 맞춘 범죄 액션 영화다. 강동원은 전과 9범의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데뷔 이래 가장 망가진 연기를 펼쳤다. 그는 “스토리 자체가 촘촘한 구조의 영화는 아니다. 저라도 귀엽고 가볍게 연기해야 관객들이 잘 봐주실 것 같았다”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제공=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