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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이어 미사일 도발 움직임

군 “동창리 발사장 인력·차량 왕래 활발… 예의 주시”/미국, 도발 자제 촉구 … 중국도 “과격 행동 말라” 경고
북한이 미국과 중국에 미리 통보하지 않고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기습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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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차 핵실험 때처럼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도 놓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서해발사장) 구조를 볼 때 그런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사일 발사가 미국 군사위성 등 한·미 정보자산을 따돌리고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이 아직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미사일을 쏜다면) 또 다른 도발”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그에 따른 제재 논의가 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며 “지난해 발사대 증축 공사를 완료한 이후 언제라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정보당국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당장 가시적으로 드러난 게 없어 1주일 안에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며, 유엔 안보리 제재 발표를 보고 나서야 뭔가를 행동에 옮기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미는 MD 구축 강조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토론회에 참석,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하와이에 지상 기반 이지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동창리에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를 종전 50m에서 67m로 높이는 증축 공사를 끝냈다. 미사일 발사장 시설 대부분을 자동화해 3단로켓 추진체를 발사장에서 직접 조립할 수 있는 대형 조립동도 갖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2개의 자동레일을 깔아 로켓 추진체를 발사대까지 신속하게 옮길 수 있도록 발사장 시설을 현대화했다”며 “발사대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미국 군사위성을 피해 로켓 추진체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빌 어번 대변인은 “북한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이나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 로켓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 세워져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측에 “과격한 조치(행동)를 하지 말고 긴장국면이 계속 악순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 3국에서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최고도의 경계감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앞서 27일 일본 정부기관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1주일 이내에 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베이징·도쿄=신동주·우상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