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 끝 북일면 내동마을의 134가구는 굴, 낙지, 바지락을 캐며 살아가는 정겨운 마을이다. 보름에 한 번,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사리’를 아주머니들은 ‘개트는 날’이라고 부른다. 이날이 되면 아주머니들부터 90세 할머니까지 이 동네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굴을 캔다.
31일 ‘다큐3일- 어머니의 꿀밭, 해남 내동마을의 겨울’에서는 한평생 굴을 캐 식구들 뒷바라지를 해 온 전남 해남 내동마을 아주머니들의 삶을 전한다. KBS 제공 |
자식 키우고, 마을을 지켜온 어머니들은 공동작업이 없는 날에도 굴 밭에 나가 굴을 캔다. 장화가 귀했던 옛날,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은 추위에도 짚신과 고무신을 신고 굴을 캤던 어머니들. 그래서인지 내동마을 어머니들의 발은 하나같이 뼈가 튀어나와 있다.
75세 추금초 할머니는 이렇게 어렵게 캔 굴이 아깝지도 않은지, 항상 택배로 도시로 나간 자식들에게 보낸다. “항상 애기들 다 보내주지. 아주 맛있게 먹어. 이것을 어떻게 먹냐면 김치하고 딱 싸서 먹어봐. 맛있어.” 캔 굴 가운데에서도 가장 알이 굵고 속이 여문 굴만 골라 보내는 추 할머니.
시간이 지나 자식들은 장성하고, 어머니들의 등은 굽었지만 뭍에 있는 자식들 생각에 내동마을의 어머니들은 오늘도 굴밭에 나간다. 2016년 내동마을의 첫 ‘개트는 날’ 굴밭으로 모인 어머니들의 삶을 조명한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