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금수저·흙수저 계급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돈 많고 능력 있는 부모를 둔 사람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빗대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자신의 노력보다는 부모의 배경에 따라 장래가 결정된다는 자조적 인식을 담은 표현이다.
이 같은 수저계급론이 자녀에게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학력과 계층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Ⅱ’를 통해 한국사회가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를 거쳐 정보화세대로 넘어가면서 직업 지위와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보사연은 현재 직장이 있는 25∼64세 남성 1342명을 △산업화 세대(1940∼1959년생) △민주화세대(1960∼1974년생) △정보화세대(1975∼1995년생)로 나눠 부모의 학력과 직업, 계층이 자신의 학력과 소득 등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의 학력과 아들의 학력 사이에 큰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세대 중 대학 이상 학력자의 비율은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하일 때 61.6% △고졸 76.4% △대학 이상 89.6%로 아버지의 학력이 높을수록 늘어났다. 아버지가 중졸 이하 일 경우 아들이 중졸 이하인 비율이 2.8%였으나 아버지가 대학 이상일 때 아들이 중졸 이하인 비율은 0%에 가까웠다.
직업 역시 세습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정보화세대 중 아버지가 단순노무직일 경우 아들의 단순노무직 비율은 9.4%로 전체 평균(1.9%)의 5배 수준이었다. 관리전문직은 13.0%로 평균(18.2%)보다 낮았다.
반대로 아버지가 관리전문직일 때는 아들이 단순노무직이나 관리전문직에 근무한 비율이 각 2.0%, 37.1%로 나타났다.
아버지 세대의 계층과 무관하게 자녀 세대가 급격하게 계층 이동할 가능성은 낮았다. 정보화세대 중 15세 무렵 하층이라고 생각한 사람 중 현재도 하층인 비율은 50.7%, 중하층은 35.0%로 중하층과 하층이 대부분(85.7%)을 차지했다.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반면 부모가 중상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현재 하층인 비율이 0.6%에 불과했으며, 39.7%는 중상층, 1.4%는 상층이라고 생각했다.
어릴때 자신이 생각하던 계층과 현재의 계층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산업화세대의 경우 중상층으로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 계층 고착화 현상이 현재처럼 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산업화세대에서는 자신의 학력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변수일 뿐, 부모의 학력과 계층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정보화세대로 갈수록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재산축적뿐 아니라 학업과 임금, 직업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자신의 지위가 상당 부분 결정되는 현실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는 만큼 기회의 평등을 높이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학력·직업·계층 대물림 갈수록 심화
기사입력 2016-01-31 19:00:18
기사수정 2016-01-31 19:00:18
기사수정 2016-01-31 19:00:18
대졸 이상 아버지 둔 아들 학력
중졸 이하 그친 비율 사실상 ‘0’
단순노무직 ‘세습’ 확률 5배 커
정보화세대, 부모 영향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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