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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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여론조사] 경제무능심판론 〉 야당심판론… 민생 악화에 불만 높아

여야 프레임 대결 표심은
‘최대 격전지’ 수도권서도
야 주장 지지의견 더 많아
30대선 압도적 공감 표시
부동층 유권자 40% 달해
새 선거프레임 개발 관건
4·13 총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 프레임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 역대 총선은 정부여당과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기준으로 ‘회고적 투표(retrospective voting)’를 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는 지난 3년간의 민생경제 악화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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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민생을 어렵게 했다며 야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할 방침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증가, 빈부 격차 확대, 청년 실업률 악화 등을 근거로 정부여당의 실정을 투표로 심판해달라고 선전할 계획이다.

이번 총선의 의미로 ‘야당 심판론’과 ‘경제무능 심판론’ 중 어느 쪽에 더 동의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30.8%가 경제무능심판론을 택했다. 반면 야당심판론을 지지한 응답자는 21.3%에 그쳤다.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여당의 정책 대응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야당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번 조사에서 ‘둘 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0.3%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야가 제각각 상대를 심판해달라고 국민들에게 읍소하고 있지만 국민 10명 중 4명은 양측 주장에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당수 선거전문가들은 여야가 이들 부동층을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선거 프레임을 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이번 총선의 향배를 좌우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야당심판론(26.6%)이 경제무능심판론(22.0%)를 앞섰을 뿐 나머지 전 지역에서 경제무능심판론이 오차 범위 밖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 야당 강세지역인 광주·전라에서는 경제무능심판론(39.7%)이 야당심판론(9.7%)을 압도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서도 야당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경제무능심판론이 각각 32.2%, 27.5%로 야당심판론 20.7%, 21.7%보다 높았다. 다만 수도권에서 ‘둘 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2.3%, 42.5%를 차지하고 있어 여야 모두 막판까지 부동층 동향에 눈을 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만 야당심판론(35.6%)이 경제무능심판론(23.1%)보다 공감도가 높았을 뿐 그외 20대부터 50대까지의 연령층에서 경제무능심판론이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대에선 47.6%가 경제무능심판론에 압도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