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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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시즌아웃' OK저축은행, 더 큰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남자 프로배구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의 챔프전 2연패 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바로 팀의 주축이자 코트 위를 지키는 사령관인 주전 세터 이민규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1일 “지난 1월26일 부상을 당한 세터 이민규가 어깨 연골 파열로 인해 수술 후 6개월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수술 일정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민규는 지난 1월26일 안산 홈 경기로 치러진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서 1세트에서 코트에 넘어지며 어깨를 다쳤다. 이미 훈련 과정에서 어깨 인대가 손상되었기에 부상은 더욱 악화됐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치게 됐다.

이민규의 시즌 아웃은 OK저축은행의 전력에 큰 손실이다. V-리그 세터 중 가장 빠른 토스워크를 자랑하는 이민규가 세계 최고의 센터인 시몬과 함께 만들어내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공은 OK저축은행의 트레이드마크다. 토종 에이스 송명근과도 고등학교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송명근이 빠른 시간 내에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공격수로 성장한 것도 이민규의 빠른 토스가 뒷받침해줬기에 가능했다.

물론 다른 팀에 가면 얼마든지 주전 세터를 꿰찰 수 있는 탄탄한 기량을 보유한 백업 세터 곽명우의 존재 덕분에 정규리그에선 이민규의 부재가 크게 실감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삼성화재전에서도 곽명우가 1세트부터 교체 투입돼 시몬-송명근과의 좋은 호흡을 보이며 3-0 완승을 거뒀고, 31일 대한항공전에서도 곽명우가 선발 출전해 3-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민규의 부재는 포스트시즌에서 분명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민규는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 권영민(KB손해보험), 유광우(삼성화재)와 더불어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세터다. 곽명우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3차전에 잠깐 얼굴을 내비쳤을 뿐, 큰 경기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과연 OK저축은행이 이민규의 부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민규의 부상 이탈은 남자부의 리그 막판 순위 경쟁은 물론 포스트시즌 전체 판도까지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