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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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TK 물갈이론' 정면충돌

“대구·경북 의원들 폄하 부적절”
김성태, 최경환 발언 문제삼아
“당내 줄세우기로 분란만 야기”
김태흠, 김무성 만찬 모임 비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TK(대구·경북) 현역의원 비판’ 발언을 놓고 친박·비박(비박근혜) 진영이 정면 충돌했다.

비박계는 ‘진박’(진실한 친박) 예비후보를 지원하며 ‘TK 현역 물갈이론’에 불을 지핀 최 의원을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1일 라디오에 출연해 “대구·경북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뒷받침하신 분들”이라며 “폄하하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30일 하춘수(대구 북갑)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울 때 TK 의원들은 뭐했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지지율이 뜨지 않는 진박 후보들의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최 의원은 이날 곽상도(대구 중·남), 윤상직(부산대 해운대기장) 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김용태 의원도 “누가 그분(현역의원)들에 대해 평가기준을 만들어서 대구시민에게 강요하는 건 맞지 않다”고 가세했다.

웃고 있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난 후 마주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계는 최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TK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할을 하지 않고 뒷전에 있었다”며 “당직이나 정치적 이익만을 탐하는 사람들로 비쳐졌다”고 힐난했다. 친박계는 김 대표의 전날 비박 만찬모임도 강력 비난했다. 한 중진의원은 “김 대표가 공천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친박계는 PK(부산·경남)에서도 연대를 결성했다. 친박 핵심인 유기준 의원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강석진(산청·함양·거창), 박완수(창원 의창구), 박대출(진주 갑) 등 지역 친박 예비후보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충청과 강원에서도 친박 지원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를 등록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봄이 올 것”이라며 생환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이종훈 의원(경기 분당갑)은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유 의원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정면승부를 다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