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ATM에서 홍채인증을 시현하고 있다. |
상당수 은행이 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이나 스마트폰 뱅킹 시 지문, 홍채, 손바닥 정맥 등을 활용해 본인임을 인증하는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생체인증은 보안의 우수성과 더불어 별도의 인증서 휴대나 비밀번호 암기가 필요없다는 편리함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다만 생소함과 불편함 때문에 이용을 꺼리는 고객이 있는 것과 보편적 서비스로 확대하기엔 비용 부담이 큰 게 단점으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한 때의 이벤트’로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은행권 생체인증 ‘열풍’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생체인증을 도입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2일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생체인증 시스템을 ATM에 도입했다. 또 지난해 만든 모바일전문은행 '써니뱅크'에 지문인증 로그인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홍채 인증을 자행 ATM에 탑재했다. 홍채 역시 지문처럼 쌍둥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어 개인 식별 정보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일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뱅킹(1Q bank)에서 계좌이체까지 가능한 ‘지문인증 서비스’를 시행했다. 생체인증 국제표준(FIDO) 기반을 활용, 지문 접촉으로 본인인증을 한 뒤 예금조회는 물론 계좌이체와 대출신청등 제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생체인증은 특히 편의성과 보안의 우수성 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비밀번호를 외우거나 카드 혹은 공인인증서를 준비할 필요 없이 내 신체정보만으로 쉽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또 비밀번호 유출로 인한 보이스피싱 등의 위험이 없어 보안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최근의 정서를 감안할 때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신한은행 정맥인식을 이용해 본인인증을 하고 있다. |
◆불편함·비용 ‘골치’
그러나 상당수 생체인증 시스템에서 1일 평균 이용고객이 한 자리 수에 머물 정도로 사용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요인으로는 생소함과 불편함이 꼽힌다.
A씨는 “손바닥 정맥 인증이나 홍채 인증은 영화에서나 보던건데 어떤 개념인지 잘 모르겠다”며 “생소해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B씨는 “정맥이나 홍채를 등록하고 다시 인증해 활용하는 절차 자체가 매우 번거롭다”며 “ATM에서는 그냥 카드 하나로 모든 거래가 되는 기존 방식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아직 초기단계다 보니 생체인증 시스템이 탑재된 ATM이 많지 않은 것도 고객들로 하여금 생소하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장이나 오작동도 잦은 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생체인증이 가능한 ATM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며 “수천 개나 되는 ATM 모두에 탑재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에 (확산 여부를)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고객이 이용하지 않으면 은행은 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술 개발도 더뎌져 이용의 편의성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아 다시 고객의 외면을 받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용면을 고려할 때 생체인증을 ATM보다는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에 도입하는 쪽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폰도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C씨는 “스마트폰에서 지문 인식이 잘 되지 않아 짜증이 났던 기억이 있어 생체인증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생체인증 시스템이 FIDO 기반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아직 제조사에 따라 인증이 안 되는 휴대폰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아무리 보안과 편리성이 뛰어나더라도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지난 2003년 우리은행의 지문인식 도입 실패와 같은 길을 걸을 위험이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현재의 핀테크나 생체인증 바람이 고객의 요구 때문이라기보다 정부의 정책에 부응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라며 “자칫하면 ‘녹색금융’처럼 정권이 바뀌면 시들해지는 ' 한 때의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