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
일각에서는 유명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치인트’ 제작진이 ‘굳이 사전제작을 선택해야만 됐는가’라는 의문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드라마 제작 과정을 선택하는 것은 제작진과 방송국의 영역으로 존중받을 수 있으나 원작의 감동과 전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존중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그 ‘반(半)사전제작’ 때문일 수 있다. 원래 상식적으로 드라마의 사전제작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 그러나 ‘치인트’는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을 만큼 극의 완성도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치인트’의 연출 방식에 강한 불만을 가진 시청자들의 반응이 그 뒷받침이 된다. 그들을 ‘치어머니’라 일컫든 애청자라고 표현하든 연출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없다.
‘치인트’에서 유정과 홍설의 분량은 압도적이어야 옳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들이 주인공인 드라마기 때문이다. 이 지극한 상식이 ‘치인트’ 안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적용이 안됐다. 한 시청자에 따르면 “유정의 분량이 줄어들어 언제 나오는지 기다릴 정도였다”고 표현될 만큼 ‘치인트’에선 어느 순간 유정과 홍설의 이야기보다 홍설과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유정의 감정을 훨씬 더 보고 싶다. 이들이 중심이 된 메인 플롯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청자들의 평가이므로 이 지적이 자소 주관적이든 분량에 대해 수분과 수초까지 측정한 객관적인 사실이든 제작진 측에선 모두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일이 제작진의 역할 중 하나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치인트’는 세간의 반응을 읽었건 안 읽었건 이미 반(半)사전제작으로 드라마를 진행했기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드라마 속 유정의 비중이 적어진 것이 극의 전개상 반드시 필요했던 선택이라면 제작진은 왜 박해진(유정)을 남자 주연으로 선택했는지 해명을 해야 할 만큼 웃지 못 할 상황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치인트’ 제작진은 보라와 은택이의 출연을 원작과는 달리 단순한 리액션 장면으로 그러낸 바 한층 더 빈축을 샀다. 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초반부터 현재 10화까지 끊임없이 제기된 불만임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지점들로 인해 ‘치인트’ 제작진은 ‘불통의 아이콘’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중이며 시청률 역시 떨어졌다. 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치인트’ 9화의 전국시청률은 7.1%였다. 10화의 시청률은 6.5%다.
‘치인트’가 반(半)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이미 ‘불통’을 일정 부분 내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물론 그 방식이 결과물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면 반응은 전혀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인트’는 여론으로 비쳐볼 때 시청자들의 불만을 더욱 유발하는 형국으로 분석되는 바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치인트’가 유명한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이 강점임과 동시에 부담이었다면 보다 더 시청자들의 평가와 반응을 중시해야 하지 않았을까. 반(半)사전제작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독선’처럼 보이도록 하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그들이 ‘치어머니’든 애청자든 모두 시청자들이므로 ‘치인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제작진 입장에서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제작진이 그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청자들은 ‘치인트’에게 바라는 점이 많으나 제작진은 이미 촬영을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이슈팀 ent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