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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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新수익원' 소호대출, 5년 새 64.4% 급증

연체율도 대기업대출 보다 낮은 0.34% 불과
은행권 소호(자영업자)대출이 최근 수년 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출 증가세와 반대로 연체율은 크게 떨어져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기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총 239조2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의 145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64.4%나 늘어난 것이다. 신규대출은 같은 기간 42조5000억원에서 103조6000억원으로 143.8%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1년간의 소호대출 잔액 증가율은 14.2%(29조8043억원)로 평균 원화대출 증가율(7.1%)은 물론 가계대출 증가율(13.9%)마저 앞질렀다. 지난해 자영업자 규모(556만3000명)가 전년 대비 8만9000명 줄어든 것과 감소하면 놀라운 증가세다.

이는 최근 은행들이 소호대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내 대출시장이 사실상 포화되면서 과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곳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호대출은 대기업대출보다 수익성이 높은 데다 대부분 담보대출이라 안전성도 우수해 은행 차원에서 적극 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영업자들도 2금융권보다 금리가 훨씬 낮은 은행 대출을 환영한다”며 “소호대출 증가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소호대출의 연체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소호대출 연체율은 0.34%로 지난 2010년(0.66%)보다 0.32%포인트나 낮고 전년 대비로는 0.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대기업대출 연체율(0.92%, 금융감독원 통계)이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가계대출 연체율(0.33%)과 엇비슷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수년 간 소호대출 확대에 주력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덕에 리스크 관리 역시 잘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호대출의 신규대출 금리는 2011년 평균 5.85%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하락해 지난해에는 평균 4.1%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7월 3.41%를 저점으로 연말에는 3.64%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의 비중(대출 잔액 기준)이 39.4%로 제일 높았다. 50세 이상은 62.5%로 집계됐다. 이는 퇴직 후 자영업으로 진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 2007년 8월 47.1%(289만명)에서 지난해 8월 57.5%(323만명)로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김 의원은 “정부의 자영업 대책이란 게 ‘빚내서 장사해라’가 고작”이라며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