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가 막히면 콜라와 사이다 구별 못해
여러 감각 중 맛을 느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후각이다.
후각을 상실하면 맛보기가 힘들어진다. 우리가 느끼는 미각도 후각이 80~90%이상 관여해서 형성된다.
코를 막은 뒤 콜라와 사이다를 마셨을 경우 구별하기 힘들다.
또 눈을 가리고 코를 막고 바나나와 사과를 맛보게 한 뒤 구별하라면 그야말로 눈감고 '찍기'수준에 그친다.
SBS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년에서 박유천이 냄새를 맡는 모습. |
그런면에서 바싹한 탕수육으로 유명한 중화요리 대가 이연복 쉐프는 참으로 대단하다.
코수술을 잘못한 뒤 후각을 상실한 뒤 음식 맛을 오로지 혀에 의지해 볼 수 있도록 피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이연복 쉐프는 입으로 맛을 구별하기 위해 일부러 굶는다. 맛을 느끼는데 10%남짓 기여하는 미각만이라도 최대한 가동하기 위한 그 나름의 방법이지만 치열하게 살고 있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 냄새는 커피의 민낯을 보여준다
우리는 냄새를 통해 커피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
쉽게 탄 냄새가 난다면 바짝 볶은 것이다. 그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커피를 상대적으로 많이 태운 커피(다크 로스팅 혹은 강배전이라 한다)는 우유와 잘 어울린다.
또 묵은 커피냄새를 없애기 위해 다크 로스팅을 하기도 한다.
원두(볶기전 커피열매)에서 유독 짚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보관이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커피는 볶는 과정에서 엄청난 향을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커피가 고지대에서 자랐는지, 화산지대인지, 아프리카인지 등등 이른바 족보를 캘 수 있다.
냄새에 따른 커피분류는 나중에 다룰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