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바그너·멘델스존처럼 음악계 화합 바라”

성시연 경기필 예술단장 재계약
“다름 존중하는 풍토 확산 노력”
“지난해 한국 음악계를 지켜보며 마음 아픈 점이 많았습니다. 올해 음악을 통해 모두가 하나로 엮여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초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2년 재계약을 체결한 성시연(사진)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가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해 포부를 밝혔다. 성 단장은 2014년 국내 국공립 교향악단 최초 여성 지휘자로 부임해 주목 받았다.

성 단장은 “예술 안에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철학을 담은 프로젝트를 1년간 하고 싶다”며 “이 때문에 올해 주제를 ‘바그너, 멘델스존과 택투스(Tactus)’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주제에 대해 “바그너는 반유대적인 반면 멘델스존은 유대인 상위 1% 가정에서 태어나 서로 환경과 이데올로기가 너무 달랐다”며 “그럼에도 바그너와 멘델스존은 서로 작품을 존중하고 재능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필은 올 한해 바그너, 멘델스존의 곡과 이들에게 영향을 주거나 받은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한다.

성 단장은 정명훈 지휘자가 국내 젊은 지휘자를 키우지 않았다는 세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9∼2013년 정명훈 지휘자 아래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를 맡았다. 성 단장은 “지휘자로서 기회를 가지는 자체가 아주 어려운데 저는 기회를 얻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건 젊은 지휘자의 몫”이라며 “서울시향에서 말러 7번이나 바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처럼 젊은 지휘자로서는 경험하기 힘든 연주 기회를 가졌기에 정 선생님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