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 등에 따른 시장 위축과 관망 상태가 더 이상 지지하지 못하고 하락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과 미분양 급증 지역부터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국지적인 조정이 이뤄지면서 1월 중순을 기점으로 하락 지역이 늘었다.
연초 대비 5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경기 안산(-0.28%), 김포한강신도시(-0.28%), 과천(-0.10%), 용인(-0.09%), 판교신도시(-0.09%) 등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이들 하락 지역은 상당수가 지난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였거나 최근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곳이다.
지난해 말까지 미분양이 3317가구로 급증했던 경기 용인도 -0.09%의 변동률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됐고, 미분양 적체가 재고 주택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연말 이후 두 달 가까이 보합세다. 매수세도 없지만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거래는 설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관망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적응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실질적인 가격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1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장흐름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권 거래 시장도 위축됐다. 이날 리얼투데이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거래된 분양권 가격은 총 2조1899억1433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6조2052억7754만원에 비해 65% 줄어든 금액이다. 대출규제와 주택 공급량 증가로 분양권 시장에 실수요자들의 유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1월 분양권 최고가 아파트는 부산시 해운대 중동 ‘해운대엘시티더샾’ 전용 186㎡로, 23억900만원에 팔렸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