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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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 폭발한 아이폰…화재로 사망한 말기암 환자

밖으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휴대전화에만 의지해 살아가던 말기암 환자가 아이폰 과열·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 레딩 검시관 라비 시두에 따르면, 채텀 플레이스에 거주하는 마레크 크루거(53)가 지난해 8월 9일 그의 아이폰을 침대 밑에 놓고 잠을 자다가 폰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병 때문에 오른쪽 반신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던 그는 불이 나자 피하지 못했고, 연기흡입으로 인한 질식과 전신 64% 화상으로 결국 숨을 거뒀다.

폴란드 출신으로 뇌종양을 앓고 있었던 크루거는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간병인을 부르기 위해 머리맡에 폰을 놓고 있었는데 그의 가족들은 그가 아이폰을 마치 생명줄인 것처럼 여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베게밑에 깔려서 오랫동안 충전되는 과정에서 배터리 부분이 과열돼 화재가 발생했다.

과학수사관은 “절연장치 때문에 충전과정에서 발생한 열이 배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지만 기기 자체에 결함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검시관인 시두는 “크루거가 운신이 불편해 화재가 발생한 뒤에도 미처 피하지 못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며 “휴대전화가 특정한 환경에서 충전되면서 과열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