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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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포퓰리즘' 논란…고교 무상교육도 사실상 무산

누리과정과 마찬가지로 결국 '재원'이 문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파동에 이어 현 정부의 또다른 무상 정책인 '고교 무상교육' 추진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와 무상 포퓰리즘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 무상교육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 4가지 항목을 지원해 현재 초·중학교와 마찬가지로 고교 과정도 무상으로 다닐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지금도 저소득층 대상 교육급여 지원, 초중고 교육비 지원사업, 특성화고 장학사업, 농산어촌학생 지원사업 등으로 전체 고교생의 30%가 무상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은 가계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 대상을 모든 학생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교육공약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2014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의 수혜 대상을 25%씩 늘려 2017년에 전면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 중이라면서 사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고교 무상교육은 대규모 재정 소요가 발생하고 중앙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전국단위 사업"이라며 국고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15년도 예산에 2천420억원, 금년도 예산에 2천461억원의 국고 편성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지만 세수 부족 등의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교육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때도 역시 학생수 등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단가를 다시 계산해 예산 요청을 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누리예산 파동으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어 예산 편성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사업을 시작도 못 하고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정부가 충분한 재원 마련 대책 없이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과정 예산도 정부는 시도 교육청이 법적인 편성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애초 사업 설계 과정에서부터 꼼꼼한 재원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쨌든 현 정부 임기 내에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라며 "기재부에 예산안을 제출하는 기한이 5월까지인데 그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