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에 합격한 김해외고 3학년 윤혁진(20·사진)씨는 10일 휠체어에 앉아 새로운 꿈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15년째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그는 경제학도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윤씨는 5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마비로 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6살 때부터는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는 고통의 시작에 불과했다. 휠체어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척추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휘어지기 시작한 것. 척추측만증이 찾아온 윤씨는 2009년 수술을 받았다. 윤씨는 “수술 뒤 1년간 학업을 중단했지만 불편은 계속됐고 엉덩이는 욕창에 시달리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장애와 고통도 그의 꿈을 꺾지 못했다. 윤씨는 하루에 5시간 이하로 잠을 줄이며 학업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 결과 올해 서울대에 입학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윤씨는 “장애로 인해 초등학교 시절 체험학습이나 여행 등 여러 측면에서 제약을 많이 받았다”며 “장애인들이 겪는 다양한 불평등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경제학에 뜻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윤씨는 장애인들을 위해 베푸는 삶을 이미 실천 중이다. 그는 방학 때마다 검사를 위해 입원치료차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들르면서 장애인 후배 학생들에게 진로 고민에 대한 상담을 해주고 공부방법에 대한 요령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입시를 준비하면서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입학하면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