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충북대, 전문대 때는 거절하더니 4년제 되니 통합 공작"

2004년 청주과학대 통합 제안 거부…충주대와 통합해 교통대 되자 '구애'
교통대 "충북대,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충북 국·공립대 흡수 통합 추진"
충북대가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옛 청주과학대) 부분 통합에 나서면서 2004년 이 대학이 청주과학대 시절 했던 통합 제안을 충북대가 거절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청주과학대는 2년제 전문대였다. 전문대일 때는 통합 제안을 외면하더니 다른 대학과 통합해 4년제 대학으로 덩치가 커지자 뒤늦게 욕심을 내는 셈이다.

교통대는 11일 배포한 '충북대의 증평군의회 설명에 대한 반론'을 통해 "충북대는 다른 대학과 통합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통합 실적이 전혀 없다"며 "2004년에는 청주과학대(현 교통대 증평캠퍼스)가 통합을 공식 제안했지만 전문대라는 이유로 거절한 일도 있다"고 밝혔다.

청주과학대는 충북대와의 통합이 좌절된 뒤 2006년 교통대 전신인 당시 충주대와 통합,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교통대 증평캠퍼스와의 통합 추진 전면에 나선 충북대 교수회는 2004년 당시 "청주과학대가 전문대여서 학교 설립 취지, 교육 과정 등이 충북대와 맞지 않는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교수회장은 현재 교수회와 함께 증평캠퍼스 부분 통합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충북대 대학원장 노병호 교수였다.

노 교수는 지난 4일 증평군의회에서 연 설명회에 박병우 교수회장, 권효식 교무처장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충북대는 설명회에서 '충북대-교통대 증평캠퍼스 간 대학통합 연구' 자료를 통해 '교통대 증평캠퍼스-충북도립대-교통대 전체'로 이어지는 3단계 통합 구상을 밝혔다.

교통대는 이와 관련해 "충북대 윤여표 총장과 본부는 교수회가 하는 일이라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단계별 통합 계획을 공개함으로써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은밀한 통합 공작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교통대는 "충북대는 통합이라는 중차대한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학교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를 받았는지, 단계별 통합 계획을 세워놓고도 학교 차원에서 나서는 것이 아니라고 거짓말 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지금이라도 일방적이고 무례한 통합 추진에 대해 교통대와 도립대, 지역 주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교통대는 충북대가 밝힌 증평캠퍼스 통합 추진 근거와 전망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교육부의 '1도 1국립대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에는 "현재 교육부는 국립대 발전 방안을 수립 중이며, 1도 1국립대는 충북대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 속에 몸집을 키워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욕심이며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단계별 통합 계획에 관해선 "통합 과정은 이해당사자 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일방의 욕심을 채우려는 통합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통합에는 양 대학 구성원 합의, 지역사회 이해, 정부 승인까지 필요한 난제"라며 통합이 충북대 설명처럼 쉽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어 "충북대는 당초 증평캠퍼스 교수와 학생을 이달까지 청주의 약대 건물로 모두 이전시킨다는 감언이설로 통합 공작을 시작했지만, 지난 4일 발표에선 이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며 "당초 약속대로 증평캠퍼스 구성원을 전부 청주로 이전하고 대신 정원이 적은 수의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을 증평으로 옮기면 증평캠퍼스는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통대가 2017년 10%, 2018년 7%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지방대학특성화 사업 신청 시 입학 정원을 2017년까지 10%(200명) 자율 감축하기로 해 이미 이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충북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