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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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7년치 꼬박 모아야 서울 전셋값

평균 3억7800만원… 근로자 등골 휘어/한해 새 1년 늘어… 월세전환 늘어난 탓
월세 가속화로 인한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도시 근로자의 아파트 전세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11일 리얼투데이가 KB국민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3억7800만원)을 지난해 3분기 통계청의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 연 소득(5321만7036원)으로 나눈 값은 7.1로 나왔다. 서울에서 평균 월급쟁이가 전셋집을 구하려면 급여를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7년 넘게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의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1년 전 6.1년과 비교해 1년이나 늘었다. 

국민은행이 평균 전세가격 조사를 시작한 2011년 5.4년에서 2012년 5.3년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5.7년, 2014년 6.1년으로 해마다 0.4년씩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큰 증가 폭이다. 최근 주거 패턴이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히 바뀌면서 전세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뛴 결과다. 근로자 소득이 전세금 상승폭에 크게 못 미친 것도 이유다. 2015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014년 5210만원에서 5322만원으로 2.1% 증가한 데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억1864만원에서 3억7800만원으로 18.63% 올랐다.

서울에서도 강남 지역은 강북보다 같은 기준(강남 8.2년, 강북 5.7년)에서 2년 넘게 더 전세금 마련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근로자의 전세금 마련 기간은 지역별로 경기도 4.2년, 대구 3.7년, 인천·부산·울산 3.1년, 광주·대전·경남 2.7년, 충남 2.5년, 경북 2.4년 세종·충북 2.2년, 전북 2년, 강원 1.9년, 전남 1.6년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저금리 영향 때문에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인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3년 만에 최대인 6만651가구다. 또 분양가는 3.3㎡당 784만원(계약면적 기준)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상가의 경우 평균 임대수익률이 연 3~4% 수준에 불과한 반면 오피스텔은 연평균 5% 이상이다. 여기에 은행 예금 금리가 연 2%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피스텔을 임대해 얻는 기회비용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