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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11번의 주인공…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

[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11번의 주인공…③야오밍, 아시아인 최초로 NBA 올스타에 뽑힌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1980년 9월 12일생)은 세계 농구 최고봉 NBA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뽑낸 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한 아시아 선수이다.

△중국의 자존심 

NBA 빅맨 중에서도 몇손가락안에 들었던 야오밍(229cm, 141kg)은 보통체격의 선수라고 믿을 만큼 순발력, 슈팅, 패스 능력을 두루 갖춘 타고난 농구스타이다. 

(사진속 야오밍 옆에 있는 아주 작은 선수는 LA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로 키라 198cm밖에(?) 안된다)
 
야오밍은 농구선수출신인 부모(아버지 201cm, 어머니 190cm)로부터 좋은 신체조건을 물려 받았다.

10살때 이미 165cm를 넘었던 야오밍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관계자들을 매료시켜 숱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대표팀 전력 약화를 우려한 중국 당국의 제지로 NBA진출에 제동이 걸렸지만 2002년 드래프트 1순위로 휴스턴 로켓츠에 입단했다.

야오밍은 NBA사상 미국대학을 거치지 않은 유일한 드래프트 1순위로도 유명하다.

휴스턴은 중국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 야오밍을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4년간(1년 연장옵션 포함) 1780만 달러(약 213억원)로 계약했다.

야오밍에 앞서 왕즈즈(댈러스 매버릭스), 멍크 배티어(덴버 너기츠)가 NBA 무대를 밟았지만 최정상급, 베스트 멤버로 NBA무대를 누빈 것은 지금까지 야오밍이 유일하다.

△야오밍의 기록

야오밍은 2002~2003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9시즌을 뛰었다.

○…총 486경기

○…경기당 평균 32.5분 출전

○…총 9247득점(경기당 평균 19득점)

○…총 4494리바운드(경기당 9.2리바운드)

○…NBA 올스타 8회

○…아시아인 최초 올스타 1위(2004~2005시즌)

△마이클 조던 기록 갈아치워

야오밍은 2005년 2월, 2004~2005시즌 올스타 팬투표에서 255만8278표로 샤킬 오닐(248만8089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997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세웠던 역대 올스타 득표 1위(245만1136표)을 갈아치운 기록이기도 하다.

△ 실력과 마케팅 궁합

야오밍은 NBA 어느팀에 가서도 정상급 센터로 자리매김할 만큼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배경으로 삼고 있어 다른 경쟁자들보다 조금 나은 위치에 있었다. 그를 통해 NBA가 방송중계권료를 높일 수 있었고 나이키 등이 훨씬 많은 매출을 올렸기에 출전 등에서 보이지 않는 배려가 있었다.

야오밍은 부상으로 인해 다른 경쟁자들보다 일찍 은퇴했다. 만약 그가 어린 시절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농구를 했다면 선수생명이 훨씬 길어졌을 것이다.

야오밍은 NBA 전체를 관통한 대스타라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흑인이 주도하는 NBA 빅맨 싸움에서 결코 무시하지 못한 존재였다는 점만으로 레전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