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일호 경제팀이 한 달간 총력전을 펼친 수출이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수출이 올 2월에 월간 기준으로 가장 긴 감소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87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줄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454억96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0.3% 감소했다. 2월 1~10일의 수출액이어서 이달 전체 실적을 예측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2월 전체 수출도 마이너스의 늪에서 탈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수출이 2월에도 줄면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월간 수출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현재까지 월간 기준으로 수출이 최장 연속 감소세를 보인 기간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로 13개월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취임 후 가장 먼저 수출현장인 경기 평택항을 찾고, 설 연휴 일정도 수출기업을 방문하며 공들였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우선 저유가, 중국과 신흥국 경기 둔화와 같은 대외여건이 단기간 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북핵 리스크로 그동안 긴밀한 한·중관계의 틈이 벌어지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특수에도 찬물을 끼얹게 된다. 유 부총리는 “외교 문제와는 별개로 경제논리라는 것이 있다”고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같은 초대형 이슈로 양국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내세운 수출 증가율 전망치(2.1%)는 물론이고 3%대 성장목표도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종=이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