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22·여)씨는 1주일에 2, 3번 정도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한의원 간호사인 이씨는 “환자들이 많으면 점심 시간이 30분밖에 안 돼 간단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이 좋다”고 했다. 점심, 저녁 무렵 편의점에는 이씨처럼 식사를 해결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혼자 식사하는 ‘혼밥족’이 늘어나는 세태를 보여준다.
한 끼 식사부터 속옷, 볼펜 등 소소한 일상품까지 갖춘 편의점은 골목마다 1개 이상 자리 잡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매출 성장률(전년 대비)은 26.5로 1년 전 성장률(8.3)의 3배가 넘는다. 이는 대형마트·백화점·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전년대비 2.1, 1.2, 1.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편의점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담배 가격이 작년 초부터 80 정도 인상된 데다 늘어나는 1인 가구 등을 겨냥해 내놓은 도시락, 저가커피 같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상품 구성도 다품종 소량화를 지향하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에서 많이 사기에 부담스러운 품목들도 소량 판매해 부담을 최소화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허경옥 성신여대(소비자생활학과) 교수는 “택배 배송으로 시작한 서비스는 공과금·통신요금 수납으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응급의약품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며 “편의점은 바쁜 현대인들의 요구를 채워주는 ‘만능공간’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