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연예인 스폰서의 어두운 실체를 폭로한 가운데, 연예인들 사이에 자성과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모든 연예인이 다 그럴 거라고 여기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3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과거 '연예인 스폰서 거래의 내부자'였다는 한 회사 임원으로부터 전달 받은 시크릿 리스트를 추적했다.
이는 대한민국 상위 1%만 받아볼 수 있다는 연예인 리스트로, 유명 여배우부터 연예인 지망생까지 다양한 이름이 담겨 있었다. 특히 한 연예인 지망생은 브로커의 스폰서 제안을 받고 응했다가 자신의 꿈까지 접게 됐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해당 방송은 그동안 증권가 소식지(일명 찌라시)를 통해서만 전해졌던 음지의 이야기를 전격적으로 추적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모두가 궁금해 했던 이야기를 시원하게 파헤친 '사이다 방송'이란 평과 함께 모든 연예인이 마치 스폰서나 브로커와 연계돼 있을 거란 오해는 지양돼야 한다는 우려스러운 질타도 이어졌다.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타자 배우 박하선, 김민정, 황승언, 한상진 등 배우들은 SNS에 시청소감을 남겨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
박하선은 "싫다. 힘 빠지고, 일부의 일이 전체인 것처럼 오해받을 땐 더 속상하고"라며 "선택,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드는. 나를 속이고, 남을 속일 순 있어도, 인생은 속일 순 없다"는 글로 안타까운 심정을 대신했다.
아역 출신 배우 김민정 역시 "이 방송이 묵묵히 자신의 땀과 열정을 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배우들에게 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어린 나이에 꿈을 접은 소녀를 응원했다.
이어 "나쁜 것은 나쁜 거다. 땀과 노력, 성실함으로 배우의 꿈은 충분히 이룰 수 있다"며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생각 버려라. 이 방송이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만드는 많은 사람에게 각성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배우 황승언은 "그 선택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당신의 인생을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에 당신만이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 역시 당신의 몫"이라며 "자신을 버리면서,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모멸감을 느끼면서, 한때의 반짝임을 위해 그들에 욕망의 재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배우 한상진은 "내 동료나 후배, 지망생들을 돈으로 쉽게 사고 팔 수는 없다"고 연예인 스폰서 브로커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정말 많은 동료나 후배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한 배역을 따내기 위해, 한 신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내 주위엔 매일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앞모습만 스타가 되고 뒷모습은 부끄러울 것인가. 이유 없는 돈에 현혹되지 말자. 밥자리 술자리만 해도 돈을 준다고 하는 건 미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 중 한 지망생이 "정말 이 길 밖에 없는지 궁금하다. 연예인이 되려면 꼭 높으신 분과 잠자리를 가져야 하는 건지"라고 한 말에 대해 "씁쓸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