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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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항모·스텔스기 최대 참가… 북 공포 수단 총동원

한·미 3월 7일부터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돌입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이라는 초강수로 맞선 데 이어 한·미 군사훈련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역대급 한·미 연합훈련 규모에다 훈련 내용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수단들이 총동원될 전망이다.

미국 핵추진 항모 `존 스테니스(9만6천t)'호
15일 군 당국에 따르면 대북 무력시위를 겸한 군사훈련으로 한·미 양국은 내달 7일부터 4월30일까지 ‘키리졸브(KR) 및 독수리연습(FE)’에 돌입한다. 키리졸브는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신속하게 한반도로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으로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다. 독수리연습은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야외기동훈련이다.

하늘에서 잠수함을 탐지해 공격하는 미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미 해군 홈페이지 제공
지난해 키리졸브에는 미군 8600여명과 한국군 1만여명, 독수리연습에는 미군 3700여명과 한국군 20만여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병력 5750여명과 핵 항공모함, 전투기 45대가 추가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F/A-18 ‘호닛’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등 첨단 항공기 80여대를 거느린 핵항모 ‘존 C 스테니스호’(10만3000t급)가 급파된다. 스텔스 전투기 F-22와 스텔스 폭격기 B-2 등 미군 전략자산 투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략자산의 하나인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7800t급)는 지난 13∼15일 동해에서 우리 해군 잠수함 ‘김좌진함’(1800t급)과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2007년 5월 취역한 노스캐롤라이나호는 사거리 24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유사시 북한 깊숙이 위치한 전략시설 타격이 가능하며, 40여명의 특수부대원을 태우고 비밀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한·미 연합 잠수함 훈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3∼15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잠수함 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7800t급). 노스캐롤라이나호는 사거리 24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유사시 북한 깊숙이 위치한 전략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제공
한·미 연합훈련의 세부 내용 변화도 주목된다. 특히 양측이 지난해 6월 합의 서명한 ‘작계 5015’가 훈련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국지도발과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에 초점을 맞춘 작계 5015는 북한이 WMD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북한의 공격과 동시에 반격을 가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기존 작계 5027보다 반격의 시점이 빨라지고 강력해졌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일 경우 핵사용 승인권자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적용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참수작전에 투입될 전력으로는 공군의 정밀유도무기와 한·미 연합 특수부대가 거론된다. 공군은 미군과 합동으로 ‘공정통제사 연합훈련’을 18일까지 실시한다. 한·미 공군은 특수부대를 적진 깊숙이 침투시킬 항공기의 비행과 전투기 공습 지원 절차를 중점적으로 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한군 동향 등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미군의 최정예인 네이비 실과 델타 포스, 한국 육군 특전사와 해군 UDT/SEAL 등 특수부대도 미군 MC-130, MH-47과 같은 특수 작전 항공기를 이용해 유사시 적진 후방에 침투하는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오는 5월 노동당 7차 대회를 앞두고 우리 군의 무력시위에 반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국지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기동훈련 등 무력시위를 월 단위로 실시해 응징 능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의 전술적 국지도발 가능성과 WMD 통제 대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