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달 연속 1.50% 수준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8달 만에 하성근 금융통화위원이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났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경우 금리인하 부작용은 충분한 반면 인하 기대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으로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하지만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지금은 금리인하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경기 부양 목적으로 도입했으나 그 경로가 처음부터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이 신흥국으로 흘러갔고 지금은 회수되는 과정으로 이는 필연적"이라고 밝히며 "지금까지 우리나라 외환건전성 등을 봤을 때 감내가능한 수준이었으나 앞으로는 어떨지 경계심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내외금리 차가 축소돼 국내에 투자된 외국계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춤으로써 외국계 자본이 더 나가게 될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외국인 증권자금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유출되는 등 지금까지는 주로 주식자금이 유출됐는데 올해 2월 들어서는 채권 자금도 상당폭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날 하성근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기는 작년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소수의견이 나왔다는 사실 외에도 통화당국이 실제 인식하는 경기에 대한 진단 역시 전월에 비해 크게 부정적으로 변했다"면서 "3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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