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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상품이었던 재형저축과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지난해 말 판매가 종료되면서 ISA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증권사만 할 수 있었던 투자일임업을 은행에 허용하면서 ISA 활성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투자 지식이나 성향에 따라 계좌 유형을 고르고, 금융사들이 초반에 내놓는 고금리 보장 상품들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초보는 신탁형, 고수는 일임형
ISA는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나뉜다. 신탁형은 자산 배분 등 투자에 관한 사항을 고객이 결정하고, 금융사는 이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유형이다. 일임형은 금융사가 고객의 일임을 받아 자산 배분 등을 금융사의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다.
계좌를 일임형으로 할지 신탁형으로 할지 선택하는 기준은 투자경험이나 지식이다. KDB대우증권 신탁부 김규환 파트장은 “일임형은 펀드 등 투자형 상품이 주로 담기기 때문에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은 어려울 수 있다”며 “투자에 처음 뛰어들었다면 예·적금 등 금리형 상품이 주가 되는 신탁형이 좋고, 투자를 좀 해본 사람은 일임형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의 급락으로 이에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ISA에 투자형 상품을 넣어도 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 파트장은 “초반에는 금융사들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금리형 상품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붙일 것”이라며 “처음에는 ISA에 금리형 상품 위주로 담고 시장이 안정되면 중장기적으로 투자형 상품을 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은행과 증권사 중 어느 곳에 ISA를 만들지도 고민거리다. 은행은 부가서비스, 증권사는 투자형 상품 운용 노하우가 강점이다.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평소 증권사보다는 은행 거래를 많이 하는데 은행에 ISA를 만들면 예·적금 상품 가입 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각종 수수료도 면제받을 수 있어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는 일임형 가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워 고객을 잡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은행도 일임형 유치가 가능해지면서 차질이 생겼다. 은행이 당장 일임형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 ISA 출시 이후부터 은행에서 일임형이 나올 때까지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ISA를 만든다면 각 증권사가 그동안 투자형 상품을 운용해 거둔 수익률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선점’ 이벤트 봇물
ISA는 1인 1계좌만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사들의 고객 선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에서 ISA 가입 후 자동이체를 10만원 이상 등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27명에게 현대차 아반떼, LG 트롬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5만원권 등을 준다. KB국민은행은 ISA 가입 후 ‘KB프리미엄적금’에 가입하면 0.6∼0.9%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은 ISA 상담고객 10만명에게 모바일상품권과 해외여행상품권 등을 증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ISA 가입 사전예약을 하면 0.2%포인트, ISA 가입 후 100만원 이상 넣으면 0.3%포인트 등 최대 0.5%의 우대금리를 주는 ‘ISA 우대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중 ISA를 만들고 하나멤버스에 가입한 고객 30만명에게 하나머니 3000포인트를 줄 예정이다.
KDB대우증권은 다음달 13일까지 ISA 사전 가입예약을 한 고객 중 선착순 1만5000명에게 수익률 연 5%의 환매조건부채권(RP) 가입 기회를 준다. 하나금융투자는 ISA 사전 가입신청을 한 고객에게 수익률 연 4%의 RP 가입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ISA를 열고 1000만원 이상 투자한 고객에게 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을 줄 예정이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