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의 영입이다. 당이 침체기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 지역에서 2∼3%라도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 영입 과정에서 안 대표의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당에 공식적으로 합류하고 있지 않은 동교동계 인사들이 오히려 나섰고, 이들 동교동계 인사들을 이날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함께 참배하고 간접적으로 합류를 요청한 것은 천 대표였다.
안 대표의 최근 공식 행보는 주로 청년 창업 간담회 등 민생행보나 지역구 일정에 집중돼 있다. 필요한 일이지만,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대표로서 너무 느긋한 행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천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했던 평화·개혁·민생·민주 세력들이 모두 다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권한 배분을 둘러싸고도 입장차가 감지된다. 안, 천 대표 측은 선대위를 천천히 구성하자는 입장이지만, 김 위원장 측은 양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참여하는 선대위를 빨리 구성해 당무를 총괄토록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양 대표에 비해 권한이 적은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불만을 가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지지율 상승은 거의 포기한 채 각자의 지역구 선거에만 집중하자는 ‘각자도생’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금주 내로 기자회견을 열어 행보에 대한 고민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17일 대법원 최종 선고를 받게 됨에 따라 이후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주형·안병수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