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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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끝낸 일본, 위안부 문제 '물타기'하나

일, 위안부 강제 연행 부정 노골화… “강제성 증언 요시다 기사는 날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서 주장… 국제무대서 ‘물타기’ 본격화 우려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선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일본에 대한 심사에서 일본 정부 대표로 출석한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심의관은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을 입증할 만한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제연행 얘기가 퍼지게 된 것은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연행했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의 허위 증언 때문”이라며 “이를 아사히신문이 크게 보도해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 내용은 완전히 날조된 것으로 판명됐다”며 “아사히신문도 2014년 오류를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스기야마 심의관은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해결에 합의했으며 양국이 합의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여성차별철폐조약을 맺은 1985년 이전의 사안이므로 이 조약의 실시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일본 정부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유엔이라는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번처럼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펼친 것은 처음이라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종전까지 일본 정부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연행을 직접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강제연행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강제성은 없었다’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