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 중국과 세계경제센터 주임은 19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소로스를 위시한 경착륙 신봉자들의 주장은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위기론이 그럴 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결코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뒷받침할 3가지 간명한 이유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 중국이 위안화를 크게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지난해에는 무려 6천억 달러의 상품 수지 흑자를 낸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한다면 베트남과 태국 같은 경쟁국들이 자국 통화를 신속히 평가절하할 것인 만큼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아주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리다오쿠이는 장차 중국이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고정(페그)할 방침임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무역 파트너들이 경쟁적인 평가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억누르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둘째, 중국의 금융부문은 아직도 외부 세계와 사실상 분리돼 있는 상태여서 대규모의 자본 유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리다오쿠이는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 통화 바스켓에 편입됐지만 이것인 자본의 국외 이동에 대한 통제가 완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산에 의하면 핫머니의 탈출로 인민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6천억 달러가 줄어들었으나 자본 유출의 대부분은 가계나 외국 기업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가계 부문은 자본을 해외로 빼돌릴 역량이 없으며 외국 기업들은 정부의 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투기세력들은 대부분 외국에 지사들을 두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며 정부의 사정활동이 장차 이들에게 초점을 맞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째 이유로 리다오쿠이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붕괴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미국과 비슷한 250∼300%에 이르지만 이는 중국의 높은 저축률과 관련된다고 밝혔다.
리다오쿠이는 중국의 실제 저축률은 정부 통계치인 45%보다 낮은 GDP의 38%지만 미국의 15%나 일본의 25%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부채 구성 비율의 조정, 지방정부의 부채 정리, 시중 은행의 부실 대출 해결 등도 큰 충격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 정부의 부채 수준은 현재 GDP의 15%로 대단히 낮은 수준이어서 지방정부의 부채와 적자 상태인 국유기업들을 정리하는데 충분한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리다오쿠이는 중국 경제가 현재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고 가계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GDP에서 차지하는 가계 소비의 비중은 정부가 밝힌 38%보다 높은 45%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구조 개혁은 중국 경제를 둔화시키겠지만 미래의 성장을 위한 초석을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다오쿠이는 중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 하반기에 6.5%로 바닥을 찍은 뒤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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