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는 지난해 9월 우승상금만 3억원에 달하는 특급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무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그는 당시 이중국적을 지닌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한 어려움을 털어놓은 뒤 우승을 외할머니에게 바치며 눈물을 쏟았다. 노무라는 만 18세에 일본 무대로 진출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세계랭킹 67위에 불과한 노무라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한국명 고보경)를 제치고 L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노무라는 21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 서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130만 달러·약15억600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5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리디아 고를 3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우승을 확정지은 노무라에게 18번홀 그린위에서 축하의 샴페인을 뿌려준 것은 리디아 고였다.
노무라 하루가 21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LPGA 제공 |
전반에 3타를 줄인 노무라는 한때 리디아 고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으나 후반 13번홀(파5)과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격차를 벌렸고, 16번홀(파4)과 17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8번홀(파4)에서는 두번 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며 이날 첫 보기를 냈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장하나(24·비씨카드)는 공동 4위(280타)에 올랐고, 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인 베테랑 카리 웹(42·호주)은 3위(279타)에 올라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병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