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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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측의 노조운영비 지원은 불법”

노사 단체협약서 합의했어도 개정 노동법선 부당노동행위 / 현대차 소송 등 판결 잇따라
노동조합이 회사로부터 부동산이나 활동비를 지원받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해 노사 합의와 상관없이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1일 현대자동차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상대로 “부동산과 자동차를 반환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반환 대상은 조합 간부 숙소용인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2채와 회사 소유 승용차 13대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이들 아파트와 승용차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2010년 7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제도를 도입한 개정 노동법 시행으로 노조 전임자 급여 지원과 운영비 원조가 모두 불법이 됐다. 이에 사측은 노조에 수차례 반환을 요청했으나 단체협약을 이유로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운영비 원조는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과 마찬가지로 노조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이 있다”며 “노조가 적극적 요구나 투쟁으로 얻은 결과라 해도 다르지 않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대차가 노조 활동 편의를 위해 자동차를 무상으로 제공한 행위는 운영비 원조 차원”이라며 “노조법이 금지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금속노조 등이 “단체협약에 규정된 노조 전임자 활동비를 지급하라”며 자동차업체 스카니아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노사는 단체협약에서 노조지원비로 연간 2040만원, 금속노조 산하 지회장과 수석부지회장에게 각 월 60만원, 50만원을 활동비로 지급하기로 했다. 금속노조와 지회장 등은 개정 노조법에 따라 회사가 활동비 등을 주지 않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단체협약상 지회장과 수석부지회장은 노조 전임자가 명확하기 때문에 지원금·활동비 지급규정은 효력이 없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