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포스텍에 따르면 ‘칩 속의 실험실’이란 의미의 ‘랩온어칩’은 피 한방울 만으로도 다양한 질병을 바로 진단해낼 수 있어 편리하고 효율이 높은 첨단 기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은 칩 속에서 자동으로 피 속의 단백질, DNA를 빠르게 분리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오칩 연구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연구로 꼽힌다.
임근배 교수팀은 랩온어칩에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입자 연속 분리 기술을 새롭게 개발, 이 분야 권위지인 네이쳐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칩 내에 들어온 입자에 작용하는 수력학적·전기적 힘에 관한 핵심원리를 밝힘과 동시에 수십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나노미터(㎚)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입자들을 분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특히 이 분리 기술은 장치 속 전극이 아니라 외부의 전극을 이용해 훨씬 간단한 방법으로 우수한 분리효율을 보여 활용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마이크로 칩 속에서 입자를 분리하는 대표적인 기술은 전기영동력을 이용한 것으로 주로 장치 내의 전극을 이용하는데, 이 기술은 분리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해 정확한 분리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임 교수팀은 압력 구동 유동과 전기장을 동시에 칩에 일으키며 입자들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원하는 대로 분리하는 한편, 이에 따른 유체 저항력과 전기영동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부의 전극을 이용해 기존의 칩보다 훨씬 간단하면서 값싼 장치 제작이 가능하고, 기포 문제 역시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입자 분리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포 크기부터 세포 크기의 1/1000 보다 작은 크기의 입자까지 다양한 입자들을 분리해낼 수 있어 생화학 분석 장치나 검출 장치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분리 장치의 구조가 작고 간단해 단백질이나 DNA와 같은 생체분자 분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