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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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효과' 호남서 태풍일까, 미풍일까 '촉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호남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국민의당 합류이후 광주를 첫 방문한 정동영 전 의원의 '합류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의 합류에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호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수도권으로 확장세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전북에서만 작은 바람이 부는 이른바 `찻잔속의 태풍'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정 전 의원의 합류로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지역에 머물렀던 전선을 전북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호남의 핵심 축이지만, 광주·전남에 비해 바람이 불지 않아 우려가 높았다는 게 당 관계자의 이야기다.

실제 전북지역 11명의 국회의원 중 정읍 유성엽, 군산 김관영 의원 등 2명만이 국민의당에 입당해 광주·전남지역 9명과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의 입당으로 인해 상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더민주와 지지도가 팽팽한 광주·전남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북에서 국민의당 지지도가 올라갈 경우 광주와 전남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정 전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에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그룹인 권노갑 전 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도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수도권 호남 향우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야권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이 합류한다면 전남(박지원)-광주(천정배)-전북(정동영)으로 호남 벨트가 완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호남을 제외하고 정당 지지율에서 더민주에 뒤처지고 있는 국민의당 입장에선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갖는 오락가락 이미지로 인해 전북 이외에는 큰 영향을 미칠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대선 후보까지 역임한 정 전 의원이 자신을 키워준 당을 버리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등 정치적 행동에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철새 정치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때문이다.

지난 1996년 정계에 입문한 뒤 지역구를 무려 다섯 차례나 바꿨다. 선거마다 당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기는 하나 잦은 지역구 이적은 그의 발목을 잡는다.

15·16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덕진, 18대 총선 서울 동작을, 2009년 4·29 재·보궐선거 전주 덕진,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강남을,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등 화려하다.

5차례 지역구 이동에서 전북 연고를 제외하고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지역구에서도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세대결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가세는 호남 쟁탈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철새정치인 이미지의 그에 대한 평가를 유권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풍에 그칠 것인가, 회오리가 될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