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한 필수 과정엔 산전검사가 있다. 산전검사는 산모나 태아의 신체적 이상을 미리 발견할 수 있고,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건강상태와 질환 여부를 살펴볼 수 있어 중요하다. 미혼 여성도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해보고, 임신을 준비하기 전 여성 질환 여부를 확인해보기 위해 꼭 거치는 것이 좋다.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임신 중일 때는 물론 임신 전부터 여성 질환 진단, 처치 및 건강 관리 등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
산전검사는 임신 전 관리를 필요로 하는 검진 및 임신 중 태아나 산모의 상태에 대한 검사를 포함하는 것으로, 주수에 따라 해야 할 검사가 나뉘어 있다. 특히 건강한 자녀를 출산하기 위한 절차로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정해진 항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검사 항목에는 풍진 검사, 각종 질환 확인을 위한 소변 검사 및 혈액 검사, 간기능 검사와 빈혈 검사, 성병 검사 등이 있다. 특히 임신 중 풍진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기형아 발생 확률이 높아져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풍진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데 주사를 맞고 3개월 동안 피임해야 하기에 미리 검사를 받고 대비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아기의 발달상태 및 자궁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임신기간 중 5∼8회를 거친다. 이 검사를 통해 임신 13주 전후에는 태아의 성별 확인이 가능하고, 임신 중기에는 다운증후군 등 신체 이상 유무를 관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임신성 비만이나 임신중독증 등을 예방하기 위한 임신부의 체중과 혈압 검사도 병행하게 된다.
산전검사는 임신부에 한정된 검사가 아닌 임신의 가능성이 있는 연령의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임기에 있는 여성이라도 결혼의 유무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과 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혼 여성 대부분은 산부인과가 출산에 관련한 진료만 한다는 편견 때문에 질염이나 골반염과 같은 여성질환은 물론 불임의 가능성이 있는 클라미디아, 임질, 유레아플라즈마 감염에 대한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출산 경험이 있는 전국 154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생식건강 관련 질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448명(28.9%)이 출산 5년 전 가벼운 수준의 산부인과 질환을 경험했으면서도 실제 병·의원 이용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냉이 많거나 가려움, 생리불순이나 생리과다, 가벼운 질 출혈 등을 경험했으면서도 실제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료, 처치까지 받은 사례는 63.8%에 그쳤다. 나머지는 참거나(21.9%), 약품 구입 등 자가처치(14.1%)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산부인과 이용률이 실제 필요성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대학 교육까지 받은 미혼 여성들의 성의식이 ‘초경’을 시작했을 당시와 다를 바 없는 경우도 상당수”라며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본인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질병이 심각한 질병일까봐, 학업이나 일 등으로 시간이 부족해서, 가족 외 주변 사람들이 (산부인과 방문을) 알게 될까봐 등의 이유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임신 전 출산건강관리의 일환으로 전국 단위의 ‘쇼 유어 러브(Show your love)’ 캠페인을 펼쳤다. 여기에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나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들도 건강행동을 증진해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다.
여성들은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건강계획을 세울 수 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나 그렇지 않은 여성은 각각 특성에 맞는 질문 리스트에 표시할 수 있다. 개인 주치의나 보건의료 제공자는 이 리스트를 참고해 ‘맞춤 진료’를 할 수도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여성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사가 필요하다”며 “초경 때부터 임신의 가능성에 노출된 여성에 대한 건강관리는 생애주기별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