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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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 타보니

편해진 인테리어·카랑카랑한 엔진음 매력적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X가 더 커지고 고급스러워졌다.

렉서스 브랜드가 최근 국내 출시한 ‘2016 뉴 제너레이션 RX’(사진)는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장 120㎜, 전폭 10㎜, 전고 20㎜, 휠베이스는 50㎜ 각각 더 길어졌다. 늘어난 공간 덕에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뒷자리의 레그룸(다리를 둘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해졌다.

국내에 출시된 세부 모델은 모두 4가지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RX450h 수프림·이그제큐티브·F-스포츠와 3500cc V6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RX350이다. 이 중 이그제큐티브 모델에 장착된 고급 오디오인 마크 레빈슨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단한 저음과 손을 후면 엠블럼 가까이에 뻗는 것만으로 열리는 전동 트렁크, 2열 전동 접이식 시트 등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만하다. 소리없이 열리는 창문과 터치로 켜지는 실내등 등 작은 부분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묻어난다.

실내 인테리어나 편의사항은 여성적이지만, 차량 전면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렉서스의 상징이 된 거대한 ‘스핀들 그릴’과 액셀을 밟으면 여지없이 울리는 카랑카랑한 엔진음은 남성적이다. 달리고 싶다는 듯 으르렁대던 RX는 신호에 걸려 차를 멈추면, 하이브리드차답게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자는 고양이가 된다.

주행 성능은 준수하다. 잘 달리고, 언덕도 잘 오르고, 과속 방지턱은 고급 세단을 타고 있는 듯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렇다고 이 차가 날쌘돌이는 아니다. 곡선주로 운행 시 안정성에서는 다소 부족한 면모가 보인다. 이그제큐티브와 달리 F-스포츠 모델의 경우,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이 달려 있어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RX시리즈는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 이번 RX도 안락한 승차감과 고급스러움 등 여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성적 만족은 불행하게도 이그제큐티브 모델을 택해야만 맛볼 수 있다. 수프림 모델의 경우 마크레빈슨 오디오를 비롯해 대부분의 편의 옵션이 생략돼 있다. 이그제큐티브가 최고급 모델임에도 차선이탈 방지, 크루즈 컨트롤 시 전방 차량과의 거리 유지, 추돌 방지 등의 기능을 채택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