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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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도 기업 속출… 대륙경제 심상찮다

경기실사지수 2년 만에 최저치… “문 닫는 국유기업도 늘 것” 전망
중국의 경기 침체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부도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기업은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며 투자를 꺼리고 있다. 나랏빚도 증가일로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뉴스인터내셔널(MNI)에 따르면 중국의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49.9로 전월(52.3)보다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지수가 2014년 2월 이후 최저치라고 전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의 200개 기업을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정하는 이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 위축을,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기업이 느끼는 경기 현황과 전망을 읽을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중국의 경기 위축은 이미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에서도 확인됐다. PMI는 지난해 7월 50을 기록한 뒤 지난달 6개월 연속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뉴스포털 차이신왕은 산둥(山東)성의 중견 시멘트업체 산수이수니(山水水泥)가 부도 직전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산수이수니는 지난해 11월 만기 도래 채권 20억위안(약 3600억원)을 갚지 못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도 채권 변제를 못했다. 이달 26일에도 세 번째 부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차이신왕은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 중강집단공사(시노스틸)가 채권에 대한 이자 20억위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는 등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부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민간기업뿐 아니라 국유기업 부도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 대비 부채 비율도 2019년까지 적어도 4년 동안 증가해 국내총생산(GDP)의 283%까지 올라갈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한 12명의 전문가 설문에서 7명이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19년까지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4명은 2020년 또는 그 이후 부채비율이 고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8명은 중국의 부채 규모가 많게는 GDP의 300%, 적게는 25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 프리처드는 “부채비율이 2024년 고점에 이를 것”이라면서 “중국이 필요한 구조개혁을 이행하지 못하면 부채비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중국의 부채 급증이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한 주요 국가들은 모두 금융위기나 장기간의 GDP 증가 둔화를 겪었다”면서 “역사를 보면 중국도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