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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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4.47% 올라… 제주 19% 최고

국토부, 표준지 조사결과 발표
전국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4.47%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토지 소유주의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또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표준지는 13년째 서울 명동의 화장품점 ‘네이처리퍼블릭’ 자리가 차지했다. 제2공항 건설 등 개발 호재가 발생한 제주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사옥 부지 등의 가격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년 전보다 4.47% 상승했다고 밝혔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약 3198만 필지에 달하는 개별공시지가 산정과 각종 조세·부담금 부과 기준 및 복지수요자 대상 선정 기준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또한 표준지공시지가 4.47% 상승은 2008년(9.63%)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며, 전국 252개 시·군·구 중 표준지공시지가가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인구와 외국인 투자가 늘고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된 제주는 표준지공시지가가 19.3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한 세종(12.90%), 우정혁신도시 건설과 울산대교가 준공돼 관광객이 늘어난 울산(10.74%)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전은 표준지공시지가 상승이 2.68%에 그쳐 전국 최저였다. 국토부는 대전 구도심 상권의 쇠퇴와 정비구역 해제, 개발사업 지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말까지 신공항을 짓기로 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전경.
서울에서는 현대차의 한국전력 부지와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부지가 각각 1㎡당 2850만원, 39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3%(290만원), 10%(360만원) 상승했다. 서울 공시지가가 평균 4.09% 오른 것과 비교할 때 상승률이 훨씬 높다.

중구 명동의 화장품점 네이처리퍼블릭 자리는 1㎡에 8310만원으로 2004년 이후 내리 13년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대비로는 2.97% 올랐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공시지가 1위 표준지였던 우리은행 명동지점과 옷가게인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이 1㎡당 7850만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표준지공시지가 상위 10곳이 모두 명동 상권에 위치했다. 전국의 표준지공시가격 평균은 1㎡당 13만7348원으로 나타났다.

독도는 표준지 3필지의 공시지가가 17.95% 뛰었다. 접안시설이 있는 독도리 27번지가 지난해 대비 19.51% 오른 1㎡당 98만원, 주거시설이 있는 독도리 30-2번지는 15.52% 올라 1㎡당 67만원을 기록했다. 관광수요 증대 등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가 관광기반시설 증설, 지속적인 토지개량을 이끌어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땅값 상승에 따른 소유주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합산 과세 토지의 경우 5억원, 별도 합산 과세 토지의 경우 80억원을 처음 넘어선 땅들은 종전까지 재산세만 납부하다가 올해부터 종합부동산까지 내야 한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표준지공시지가에 대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두 달간 해당 토지 소유자 등의 의견을 사전청취한 결과 총 1543건의 의견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표준지공시지가는 각종 세금·부담금을 매길 때 기준이 되는 만큼 공시지가를 내려달라는 의견이 67.5%로 많았지만 올려달라는 의견도 27.6%를 차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표준지공시지가가 오르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을 더 내야 하지만 개발이 예상되는 표준지는 공시지가가 오르면 수용됐을 때 보상을 더 받을 수 있어 공시지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