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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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더 강력한 안보리 대북결의 나올 것"

정부 고위 당국자 밝혀
정부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해 이르면 이번주 중 과거보다 강력한 내용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가 나올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결의와 관련해 “(미·중 간 협의에) 속도가 붙어서 앞으로 가고 있는데 뒷부분(막바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보다 강력하고 실효적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의 2094호가 대략 7개의 카테고리가 있다면 기존 결의안 내용이 더 강화될 수 있고, 새로운 요소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2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생각에 잠겨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결정에 따라 안보리 결의에 벌크캐시(대량현금)에 대한 제재가 더 강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추진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산하 아시아태평양지역기구(APG) 가입도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FATF는 세계 36개 회원국에 대해 북한 기업 및 금융기관과의 거래 시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고했다. 북한은 2014년 FATF 산하 APG에 옵서버로 가입할 당시 유엔헌장 준수 의무 서명을 거부하고 버티다 결국 서명하고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해외에서 조성하는 막대한 자금에 대해 면죄부를 받기 어려울 것임을 의미한다. 그는 “FATF뿐 아니라 산하 APG에 정식 가입하려면 투명성 등과 관련한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북한의 가입은)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결의 채택 시기는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언급했듯이 금주 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 채택 시기와 관련해 “지난 열흘간 상당히 바쁘게 협의가 진행됐으며 거의 매일 지속적으로 협의했다”며 “금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급적 이달을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공동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단 미·중 간 협의가 타결되면 안보리 내에서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중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을, 러시아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미·중 합의→ 상임이사국 합의→ 안보리 15개 이사국(상임이사국 5개국+비상임이사국 10개국)의 전체 합의로 결의 채택 흐름이 잡히는 것이다.

이 고위 당국자는 “상임이사국인 미·중 간에 합의가 되면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약간의 의견을 내고, 영국과 프랑스는 (우리 측과)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대체로 다 동의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미·중 합의 이후로는 안보리 결의 채택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돈세탁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연관된 금융활동 차단 등을 담당하는 제니퍼 하울러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23일 방한해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만난다. 두 사람은 한·미 양자 차원의 대북 금융제재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