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은행, 가계대출 웃고 기업대출 울고

5대은행 지난해 손익분석
지난해 주요 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들이 기업 리스크 관리에 실패, 가계대출로 번 돈을 기업대출로 까먹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0.49%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5%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0.3%대로 떨어졌다. 신한(0.19%), KEB하나(0.26%), 우리(0.39%)와 농협(0.49%)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가계 연체율이 떨어진 것은 금리 인하 덕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다 보니 가계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줄어 빚을 성실히 갚아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 대출 연체율은 5대 은행 대부분에서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올라 전체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대기업 연체율은 2014년 대비 1.06%포인트, 신한 0.55%포인트 높아져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0.28%포인트), KEB하나은행(0.27%포인트)의 연체율 증가폭도 2008년 이후 최대다.

기업 부실 여신으로 5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4년 3조4553억원에서 지난해 3조6688억원으로 6.18% 증가했다. 경남기업과 포스코플랜텍 등의 부실 여신으로 신한은행의 전입액은 29.7% 늘었다. 농협은행은 STX조선 부실 때문에 무려 214.3% 폭증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