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단독] ‘안심전환대출’ 돈 있는 계층만 혜택

원리금 못 버티고 중도상환 비중… 연소득 5000만원 미만이 75%
정부는 가계부채의 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3월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했다. 연 2.6%대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의 대출상품으로, 애초 중상위계층에게만 금리 혜택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저소득계층에서 중도포기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민에게는 결국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 대출을 신청하려는 고객들이 개장도 하지 않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영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2일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안심전환대출 중도상환액은 전체 대출액 31조6584억원 중 2.57%인 8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도상환 규모를 소득계층별로 보면 저소득계층 비중이 압도적이다. 상환된 8144억원 중 연소득(부부합산) 2000만원 미만이 30%인 2415억원, 2000만∼5000만원 미만이 37%인 3006억원을 갚았다. 연소득 5000만원 미만의 비중이 67%에 달한다.

건수 기준으로 보면 저소득층 중도상환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까지 중도상환된 1만172건 중 2000만원 미만이 4264건으로 41.9%, 2000만∼5000만원 미만이 3378건으로 33.2%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했다가 중도상환한 가계 중 연소득 5000만원 미만이 75.1%를 차지한 것이다. 

 
중도상환 사유에 대해 금융위와 공사 측은 “주로 집을 팔아 상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면서 향후 금리상승의 걱정은 덜었지만 원리금 상환부담이 확 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중도포기자들이 저소득계층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