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리나라에 수입된 캐나다산 연어(활어)의 ㎏당 가격은 무려 900달러에 달했다. 달러당 1230원의 환율을 적용하면 110만원가량이다. 요새 국내 금 6돈(22.5g) 시세와 비슷하다. 당시 미국산 필렛(연어살)과 싱가포르산 훈제 연어도 각각 ㎏당 111달러, 45.3달러나 됐다. 정부가 연어와 같은 고급어종 양식에 힘을 모으는 이유다. 해양수산부는 특히 명태 등 수산자원을 복원하고 크루즈산업 육성과 해양관광 활성화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우리 해양산업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경쟁력강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가두리 양식장에서 30㎏급 참다랑어들이 유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
해수부는 연어 양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어는 찬 바닷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한해(寒海)성 어종이다. 국내 바다에서는 수온 문제로 양식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작년 11월 ‘부침식 가두리 시스템’을 활용해 아시아 최초로 연어의 연중 양식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수온이 상승하거나 태풍이 오면 가두리를 수심 30m 아래로 내려 적정 온도에서 태풍피해 없이 연어를 생산할 수 있다. 해수부는 지난해 시장 테스트용 연어 1t을 시범출하했다. 올해는 국내 양식업체 ‘동해 STF’사에서 700t을 상업출하하고 대중국 수출 가능성도 점검한다. 해수부는 강원도 동해지역에 연어 양식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공종자생산기술이 낮고, 국가 간 어획 쿼터 제한 등으로 자연산 종자를 일정하게 잡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부분 나라의 양식은 자연산을 잡아 일시적으로 축양(畜養)하는 형태다. 일본은 2002년 완전 양식에 성공했으며 2014년 1만4713t을 생산했다. 세계 참다랑어 양식(2013년 2만3551t)의 약 62%에 해당한다.
참다랑어 양식으로 인공종자 10만마리를 양식어가에 보급하면 21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1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해수부는 분석했다.
명태는 무분별한 어획으로 씨가 말라 동해에서 잡기 힘들다. 1980년 7만4000t에 달했던 동해 명태 어획량은 2007년 이후에는 1∼2t에 머물고 있다. 해수부는 2014년부터 강원도해양심층수센터, 대학 등과 연구협력체제를 구축해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명태 치어 3만9000마리를 10개월간 20㎝까지 키웠다. 이 중 1만5000마리는 강원 고성군 연안 해역에 방류했다. 또 어미명태 7마리를 육상 수조에서 사육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명태의 인공종묘 생산기술 확보와 지속적인 방류로 2020년부터는 국산 명태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2012년 이후 3년째 하락하고 있는 수산물 수출 확대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 42억원을 투자해 해외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수산식품을 만들고 유통·가공기술을 개발한다. 지역별 수산물의 가공상품화·유통·수출을 연계하는 수산식품 거점단지를 9곳으로 늘린다. 원활한 통관·물류망을 구축하고, 우리 수산물 공동 브래드인 ‘K-Fish’의 홍보·마케팅도 벌인다. 창업지원센터에서는 젊은 인재의 창업→아이디어 상품화→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수산물 수출액을 지난해 19억3000만달러에서 내년 30억달러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어업인 복지는 대폭 강화된다. 해수부는 섬 주민의 소득을 보전하는 조건불리수산직불제 대상 어가에 제주도 본섬을 포함하고, 단가를 올해 어가당 50만원에서 2020년에는 7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사고나 질병으로 움직일 수 없는 어가에 어업활동을 돕는 ‘어가도우미’ 지원 일수를 기존 2일에서 10일까지로 늘린다. 낙도 어업인들이 작업 도중 비·바람을 피하고, 작업복 교체·기자재 보관 등을 할 수 있는 어업인 안전쉼터를 올해 20개소 조성한다. 어업인 건강증진을 위한 ‘어업안전보건센터’ 지원금을 개소당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액한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